5·18 홀대는 옛말… ‘확’ 달라진 보훈처

보수정권때 기념식 홀대 모습 찾아볼 수 없어

임~행진곡 제창·주제·행산시간까지 변화

5월 단체 “정권교체 사실 피부로 실감했다”

지난 18일 오전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족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에 박수치고 있다./뉴시스
“정권 교체를 실감했다”

“세상이 달라진 걸 체감했다”

지난 18일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거나 TV로 기념식을 지켜본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가족 포옹’ 장면이 상징하듯 올해 5·18 기념식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낳았다. 기념식 준비와 진행을 주관한 국가보훈처의 변화도 화제로 떠올랐다.

사실 보훈처는 5·18기념식을 홀대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997년 5·18민주화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뒤 매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보훈처가 주관한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보수 정권 내내 보훈처는 국론분열 등을 이유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하는 등 유가족과 시민들의 뜻과는 다르게 기념식을 준비하고 진행했다.

그런데는 올해는 ‘임~행진곡’ 제창과 기념식 주제부터 행사시간까지 유족과 시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렸다.

37주년 기념식 주제는 ‘5·18정신계승, 정의가 승리하는 대한민국’이었다.

5·18기념재단과 5월 단체 등에 따르면 보수정부 9년 동안 기념식 주제에 ‘5·18정신’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모두 세 차례다. 하지만 ‘계승’이라는 표현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5·18단체 관계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큰 변화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기념식 시간이 두 배이상 늘어난 것도 보훈처의 큰 태도 변화로 보고 있다.

올해 기념식 본 행사 시간은 40여분으로, 지난해 20분도 채 안돼 끝난 기념식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예년 기념식도 30분을 넘기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는 이명박 정부 당시 사라졌던 식전행사(20분)가 다시 부활했다. 일반적으로 정부 기념식에서는 20분 내외의 식전행사가 진행된다.

5월 단체는 정권교체를 실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후식 5·18부상자회장은 “9년간 국가분열 등으로 말도 안되는 이유로 기념식을 제대로 못 치뤘는데 오랜만에 기념식 다운 기념식을 치뤄 정권 교체를 실감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처럼 5·18 진상규명이 하루 빨리 이뤄지고, 역사 왜곡과 홀대, 갈등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도 “지난해 기념식은 내용도 충실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시정질의 답변하 듯 불성실하게 진행해 매우 실망했다”며 “올해는 광주시민이나 5월 관계자들이 봤을 때 양·질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기념식이였다”고 밝혔다.

이어 “박승춘이 그대로 보훈처장에 있었다면 이렇게 되지 못 했을 것”이라며 “이번 기념식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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