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아열대’ 기후 접어들다

최근 10년 광주 월평균 기온 10도 이상 7개월

바나나류 열매 맺히고 아열대 작물 재배 잇따라
 

최근 10년간 광주 지역 월 평균기온을 분석한 결과 아열대기후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은 광주지방기상청이 제공한 최근 10년간 광주지역 월 평균기온. /뉴시스

최근 광주의 한 가정집 마당에 아열대 식물인 바나나류 작물에 열매가 맺혀 화제가 된 가운데 실제 광주는 아열대 기후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07~2016년) 광주의 월 평균기온은 4월 13.3도, 5월 19.2도, 6월 23.1도, 7월 26.1도, 8월 26.8도, 9월 22.6도, 10월 16.6도를 기록하는 등 월 평균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1년중 7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지리학자 글렌 트레와다의 구분법을 적용해 월 평균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연중 8개월이면 아열대 기후로 판단한다. 광주는 8개월에서 한달 모자란 7개월이 월 평균 10도 이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10년간 11월 평균기온이 9.8도까지 상승하면서 아열대 기후에 거의 근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전남 목포와 제주도, 경남 통영 등 남해안 지역의 11월 평균기온이 10도를 넘어서 아열대 기준을 충족했다.

광주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와 이상고온 현상으로 광주 지역의 기온상승세도 뚜렷하다. 광주도 최대 2~3년 이내에 아열대 기후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광주 주택가에 아열대 작물인 바나나류 작물에 열매가 맺은 것도 이러한 이유로 보인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지역이 점차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면서 아직은 비교적 적은 양이지만 아열대 작물 재배도 잇따르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남지역의 아열대 과수 재배 농가는 총 3천401농가, 1천478㏊로 조사됐다. 전남 영암과 고흥, 신안, 보성, 순천, 여수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는 아열대 과수는 무화과와 참다래, 석류, 비파, 부지화, 감귤, 패션푸르트, 커피, 망고, 파파야 등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영암에서 아열대 작물인 애플수박 시험재배가 성공하기도 했다.

전남농업기술원은 아열대 기후에 접어들고 있는 전남의 기후 특성을 고려해 아열대 과수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권역별 재배단지 조성도 추진중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농가의 아열대 작물로의 작물 전환은 성급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재일 전남대학교 식물생명공학부 교수는 “기상변화가 빨라지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에 맞춰 키우던 작물의 재배방법을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재배작물 종류를 바꾸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한편, 수산과학원은 최근 연구를 통해 1948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 연안의 표층 수온이 1.11도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는 200여년 전에는 없던 아열대 어종 16종이 새로 발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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