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현장 톡톡=전남도청 간부들의 ‘집단휴가’사태



오랜 장마 끝에 연일 35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때마침 7월말~8월초에 걸친 휴가철까지 겹쳐 도심 한복판이나 농촌에는 한산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전남도청 청사 분위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월요일인 지난달 31일부터 금요일인 4일까지 전남도청 국장급 고위간부들은 대부분 휴가를 떠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한마디로 도청 업무가 일주일간 개점휴업 상태다. 그나마 목요일인 3일과 금요일 4일에는 김갑섭 권한대행마저 휴가를 떠나고 말았다. 이러다보니 간부들의 일정표를 알리는 ‘주간일정표’에는 하얀 백지 상태로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이를 두고 공직자들은 지난 3개월간 도지사 공백상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휴가를 떠난 자체에 대해 이의를 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어느 조직이든 휴가를 떠나려면, 구성원간에 일정을 조율하고 업무를 맡기고 떠나는게 통상적인 관례다.

하지만 전남도청은 최근 도지사 공백 상태가 지속되면서 업무의 일사분란함이 사라졌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단적인 사례다. 청내에서 조차도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외부사정 역시 녹록치만은 않다. 일부 농촌·섬지역 주민들은 가뭄이 지속되면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다 6일에는 첫 태풍 인‘노루’가 전남지역에 상륙할 예정이어서 지금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상황에 고위간부들의 ‘집단 휴가’사태는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뿐이다. 만약 이낙연 전 지사가 계속해서 도지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면 ‘이런 현상이 빚어졌겠냐’고 비아냥거림이 일고 있는 이유다.

공직자는 오직 지역민을 위해서만 존재한다. 공직이 바로서야 지역이 바로선다는 사실, 공직자는 절대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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