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로 5·18묘지 참배객 줄이어

아이 손잡고 온 가족들 많아

서울·부산 등 전국서 방문

작년 같은기간 대비 62%↑

힌츠페터 안장 구묘역도 발길



1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민족민주열사묘역(5·18구묘역)을 방문한 한 가족이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추모비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김영창 수습기자 seo@namdonews.com
“온 가족이 영화 ‘택시운전사’를 본 뒤 아이들과 함께 힌츠페터 추모비를 찾아왔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가 관객 9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와 구묘역을 찾는 전국 각지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된 이후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를 보겠다며 5·18민주묘지와 구묘역을 찾는 참배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운전사 개봉일부터 지난15일까지 참배객은 1만8천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천540명보다 62.7%(6천860명)가 증가했다.

5·18민주묘지 참배객은 관리사무소에서 집계하지만 5·18구묘역의 경우 광주시에서 관리하고 있어 참배객을 따로 집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참배객 대부분이 ‘독일 기자 힌츠페터 추모비’를 찾고 있다고 관리사무소는 전했다.

특히 영화를 본 후 민주묘지를 찾고 싶다는 전국 각지의 가족 단위 관람객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구묘역을 찾은 전모(51·대전)씨는 “여름 휴가철과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택시운전사 영화를 본 뒤 아이들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광주를 방문하게 됐다”면서 “아들이 아직 초등학생지만 故위르겐 힌츠페터씨의 추모비 등을 직접 보고 역사적인 사실을 접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5월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그들의 뜻을 잇기 위한 추모 발길도 잇따랐다. 민주의 문에서 민주광장을 거쳐 추모탑까지 이동한 추모객들은 숙연한 표정으로 머리를 숙여 5월 영령들을 참배했다.

한장현(54·중국)씨는 “5·18 민주화운동 이후 군대에 입대해 전두환 경호부대로 자대배치를 받아, 그곳에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잘못된 사실을 많이 교육 받았다”면서 “당시 5·18이 폭도들의 짓이라고 생각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희생 당하신 분들에게 정말 죄송스럽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그동안 이곳에 올 엄두를 못내다가 이틀 전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용기를 내서 오게 됐다”면서 “아직도 5·18을 폄훼하는 세력들이 많지만 영화를 통해 다시금 5월의 진실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5·18구묘역은 5·18민주묘지 서쪽으로 900m 떨어져 걸어서는 10분 자동차를 타고 가면 2분 가량 이동해야한다”면서 “평소 단체 관람객이 많았지만 영화 개봉이후 가족 관람객이 8월에만 주말이 2번이 남았기 때문에 참배객이 더욱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5 ·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참혹한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도운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생전 ‘죽으면 광주에 묻어달라’는 말을 남겼고 지난해 5월 광주 망월동 5·18 구묘역에 머리카락과 손톱 등 유품 등이 안치됐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김다란 수습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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