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형 농장 르포

“AI·살충제 계란, 아무런 걱정 없어요”

‘동물복지형’영광 어울림 농장

푹신한 왕겨 깔린 ‘닭들의 천국’

싱싱한 계란 하루 4천개씩 생산

“살충제 검출 생각할 수 없는 일”

최근 ‘살충제 계란’ 사태가 불거지자 쾌적한 환경을 자랑하는 이른바 ‘동물복지형’ 산란계 농장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물복지형 산란계 농장을 운영중인 유영도(49)‘ 어울림농장’ 대표가 싱싱한 계란을 선보이고 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저희 농장 닭들은 복 받았다고 봐야죠. 10대 건강푸드로 꼽히는 ‘아마씨’를 사료로 먹고 넓은 놀이터에서 지들끼리 산책도 하니까요…”

17일 오후 전남 영광군 영광읍 길룡리의 산란계 농장 ‘어울림농장’에서 만난 이곳 대표 유영도(49)씨는 최근 불거진 살충제 계란 사태에도 불구하고 근심, 걱정없이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울림농장의 계사 내부 모습은 여느 농장과는 확연히 달랐다. 계사 바닥에는 발효된 왕겨가 푹신하게 깔려있고, 닭들은 왕겨 위를 밟고 뛰어다니며 농장을 활보했다. 친환경 왕겨에는 분뇨도 자연스레 섞여 이렇다 할 냄새도 나지 않았다.

실제로 유씨는 계사와 불과 3~4m 떨어진 2층 주택에 가족들과 함께 살고있지만, 생활하면서 분뇨 냄새로 인한 불편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8천여마리의 닭이 하루 4천개의 싱싱한 계란을 생산하고 있는 어울림농장은 주변 환경도 ‘동물복지’형이다. 1만평 규모 농장의 80%인 8천여평은 이른바 닭들의 ‘놀이터’다. 닭들은 계사와 연결된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와 이곳 놀이터에서 무리지어 산책을 하거나 쉬었다가 다시 계사로 들어간다.

유 대표는 “일반 농장과는 달리 닭장 자체가 없고 닭들이 자유롭게 뛰어놀며 생활하고 있다. 계사 외벽에는 놀이터로 통하는 통로도 있어 닭들이 계사 밖을 자유롭게 오간다”며 “또한 아마씨를 갈아만든 식물성 사료를 먹이기 때문에 분뇨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농장도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았지만, 살충제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 항생제는 물론이고 살충제를 쓰지 않는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게 유씨의 설명이다. 유씨는 건강하고 깨끗한 계란을 생산하는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8년과 2009년 각각 전남도지사 표창과 한국유기농협회표창을 받기도 했다. 친환경인증, 동물복지 축산농장, 안전관리(HACCP) 인증도 받은지 오래다.

어울림농장에서 생산되는 계란 대부분은 그날, 그날 전국 각지의 고객들에게 택배로 발송되고 있다. 고품질 계란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2007년부터 운영중인 인터넷 판매 사이트(www.eggsky.co.kr)에 개인 고객들의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해 중간유통 과정도 없앤 유씨는 마을주민 5명을 농장 직원으로 고용해, 상생의 가치도 실현중이다.

유 대표는 “옴짤달싹 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케이지에서 닭을 키우고 살충제를 뿌려댄 인간의 이기심이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를 불러왔다”면서 “소비자들도 이를 계기로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환경에서 스트레스 없이 자란 닭들이 낳은 싱싱한 계란을 더 찾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광 어울림 농장같은 ‘동물복지형’축사는 전남지역에서만 19군데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부권취재본부/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영광/김관용 기자 kk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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