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확산되는 ‘랜섬웨어’ 피해

공공기관·기업 외에 개인 PC까지 확대

올해 5천여건 피해 접수 …3년새 7배 급증

스마트폰·IoT 기기도 위험…“대책 시급”

#직장인 김수진(27·여)씨는 얼마 전 근무하는 회사에서 컴퓨터가 마비되는 사고를 겪었다. 인터넷으로 신문기사를 읽던 중 바탕화면에 있는 파일 확장자가 하나둘씩 바뀌더니 돈을 요구하는 창이 떴다. 서둘러 인터넷 연결선을 뽑았지만 한글 파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전문가에게 문의해보니 복구비용이 100만원~1천만원에 달해 파일복구를 포기하고 포맷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학생 박승표(24)씨는 집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보다가 같은 피해를 입었다. 노트북 안의 파일을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학생인 박씨가 감당하기에는 복구비용이 만만치 않아 결국 3만원을 내고 포맷을 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국내 ‘랜섬웨어(ransomware)’ 피해 문제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PC 등으로 확대되며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로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 뒤,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말한다.

이는 실제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로 지급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랜섬웨어 침해 및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신고된 랜섬웨어 피해건수는 8월말 기준 총 5천215건이다.

지난해 피해건수 1천438건과 비교해 3.6배 증가했고, 2015년 770건에 불과했던 랜섬웨어 피해 건수에 비해서는 약 7배 급증했다. 특히 국내에서 지난 2분기에 ‘인터넷나야나’와 ‘워너크라이’ 등의 랜섬웨어 감염에 따라 피해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지난 6월, 웹사이트와 서버를 관리하는 ‘인터넷나야나’가 랜섬웨어에 감염돼 3천400곳의 고객사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고를 겪었다. 업체는 해당 데이터를 복구해주는 조건으로 랜섬웨어 공격자에게 13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불했지만 완전히 복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개인의 경우 신고를 하지 않으면 피해정도와 금액을 파악할 수 없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노리는 랜섬웨어도 증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국내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랜섬웨어가 유포되지 않았지만 동유럽과 중국, 영어권 국가를 대상으로 피해가 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안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고 주기적인 백업을 통해 예방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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