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끊고 도주한 40대 탈북자
월북 위해 구명조끼·오리발 준비

나주경찰서는 19일 오후 중간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을 열고 “유태준(48)씨는 도주 동기에 대해 북한에 있는 아내가 보고 싶어 도주했지만, 사전에 계획한 것이 아닌 우발적 행위였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8월1일 오후 3시36분께 나주시 남평읍 한 정신병원 주변 야산에서 휴대용 전자 부착장치를 버리고 벽돌로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2차례 탈북한 적 있는 유씨는 북한으로 가기 위해 인천 월미도 해안가를 사전 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씨는 또 월북할 때 사용하기 위해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구명조끼와 오리발, 물안경 등을 구입해 거주중인 옥탑방에 보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씨는 경찰 조사에서 도주경로에 대해 “병원 뒷산으로 도주했다가 다음날 오전 산을 내려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상경했다”고 진술했다. 도주 후 생활에 대해선 “자신이 수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기도 등지를 전전하며 일용노동자로 일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도주 뒤 구체적 행적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구명조끼 등을 구입해둔 정황을 토대로 국가보안법 위반(탈출예비)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유씨는 도주 78일 만인 지난 18일 오후 인천에서 검거됐다. 지난 1998년 탈북한 유씨는 2001년 ‘아내를 데려온다’며 재입북했다가 이듬해 남한으로 돌아왔으며, 2004년 이복동생을 살해하려한 혐의(살인미수)로 징역 3년과 치료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