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동행 야구’ 꽃피워…선수 시작한 이래 첫 우승 반지

김기태 감독, 우승 이끌고 ‘영웅 등극’

고향서 ‘동행 야구’ 꽃피워…선수 시작한 이래 첫 우승 반지
 

지난달 30일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KIA 김기태 감독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48) 감독이 첫 우승을 달성했다.

KIA의 통산 한국시리즈 열한 번째 우승. 동시에 선수로서 우승을 누려보지 못 했지만 김기태 감독의 개인 첫 우승이다. 김 감독의 손가락에는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 유니폼을 입은 지 26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반지가 함께하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지막에 웃었다.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기태 감독은 광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야구를 시작한 서림초등학교 5학년 때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었고, 타격에 뛰어난 소질을 보여 광주 야구 명문교인 충장중과 광주제일고를 졸업했다.

김 감독은 2012년 프로야구 감독 지휘봉을 잡은 뒤 특유의 ‘형님 리더십’을 앞세워 꿈에 그리던 정상에 올랐다. LG 트윈스 감독이었던 2013년에는 팀을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어 LG 팬들의 장롱에서 ‘유광점퍼’를 꺼냈고, KIA 감독 지휘봉을 쥐고는 2016년 5년 만의 포스트시즌과 2017년 8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차례로 이뤘다. 김기태는 이제 광주의 야구 영웅이 됐다.

올해 KIA가 144경기 정규시즌에서 최강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김 감독의 이러한 형님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1위의 주역 김주찬, 로저 버나디나, 팻딘 모두 시즌 중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결국, 이들은 모두 제 몫을 해내며 김 감독의 선택이 옳았다는 걸 입증했다. 김 감독의 ‘동행 야구’가 빛을 본 순간이다.

5차전에서 김기태 감독은 7-6으로 쫓긴 9회말 ‘마무리 양현종(29)’이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사실 위험 부담이 상당히 큰 모험이었다.

나흘 전 공 122개를 던지고,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야수의 실책으로 1사 만루까지 몰리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점 차를 끝까지 지켰다.

‘에이스’만이 해낼 수 있는 투혼의 역투였다.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을 믿었고, 양현종은 빛나는 역투로 화답했다. 2017년 KIA의 테마인 ‘동행’이 이렇게 완성됐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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