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타율 0.526 7타점…KIA 타선 이끌어
‘KS 폭주’ 효자용병 버나디나
5경기 타율 0.526 7타점…KIA 타선 이끌어

로저 버나디나(33)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은 불가능했다. 모든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가장 눈에 띈 두 선수는 양현종과 버나디나였다. 양현종이 KIA의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면, 버나디나는 타선에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버나디나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5차전에 모두 나와 무려 타율 0.526(19타수 10안타), 1홈런, 7타점의 ‘미친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KIA의 복덩이다.
버나디나는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최근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맹활약, 팀의 7-6 승리에 일조했다.
버나니다는 한국시리즈 역사상(단일시즌 기준)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로도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2001년 마르티네스(당시 삼성)의 10개였다. 버나디나가 5경기 만에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5할2푼6리의 타율 역시 15타수 이상을 기준으로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 타율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시리즈 MVP를 차지한 양현종은 선수들과 섞여있던 버나디나를 찾아 마이크를 넘겼다. 마이크를 잡은 버나디나는 쑥스러운 표정과 서툰 한국말로 팬들을 향해 “사랑해요. 감사해요”라고 외쳤다.
1차전 비록 경기를 내줬지만 버나디나는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추격의 스리런포를 뽑아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2차전에서는 멀티히트와 볼넷으로 3차례 출루했고, 도루와 희생번트도 기록했다. 3차전에서도 2안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이어간 버나디나는 4차전에서는 3안타 2타점으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리고 우승을 확정한 5차전에서도 6회말 수비 도중 안치홍과 충돌해 교체되기 전까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KIA가 승리한 4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시리즈 초반 KIA 타자들이 20여일 만에 경기에 나서며 타격감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이런 가운데 버나디나 홀로 고군분투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김기태 감독은 버나디나가 올 4월까지 타율 0.255로 부진해 ‘퇴출설’에 시달릴 때도 꾸준히 기용하며 믿음을 줬다. 이에 버나디나는 올 시즌 타율 0.320, 27홈런, 111타점, 32도루를 기록하며 프로야구 역대 45번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리그 최정상급 용병으로 자리매김했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MVP도 KIA의 V11도 버나디나의 활약 없이는 불가능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