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과 국민의당 진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이 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한다. 주호영 의원을 제외한 탈당의원 8명은 8일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주 의원은 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탈당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바른정당은 국회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다. 국회 내 원내 교섭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3당 체제로 재편됐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으로 ‘바른정당 발’ 정계개편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은 자유한국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에 따른 보수대통합 여건마련’을 명분삼아 복당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 규정하고 보수 세력을 대통합하는데 당력을 모으고 있다. 이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안철수 대표가 이끌고 있는 국민의당은 자유한국당의 정치공세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대표 역시 ‘적폐 청산’을 ‘정치적 보복’으로 간주하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심정적으로 밀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안 대표의 모습은 과거의 잘못을 청산해야한다는 다수의 국민감정과 상당히 괴리된 것이다.

안 대표가 ‘묻지 마 반대’식으로 더민주당에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당혹스러운 사람들은 호남에 지지기반을 둔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다. 국민의당 소속 호남지역 의원들 상당수는 국민의당이 더민주당의 적폐청산 및 과거정권 비리척결에 협조하기를 바라고 있다. 호남민심의 주류 역시 국민의당이 더민주당에 협조해 국정이 잘 운영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안 대표가 정강·정책이 사뭇 다르고, 특히 호남인의 정서와 거리가 먼 자유한국당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자 당의 정체성에 회의를 품는 의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호남민심을 읽지 못하고, 특히 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단순히 ‘정치보복’이라는 틀에 집어넣고 당의 순기능적 역할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리는 안 대표의 아마추어적 리더십에 절망하고 있다.

호남민심과 어긋난 행보의 안 대표에 대해 상당수 호남지역 국민의당 소속 의원 사이에서는 ‘안 대표와 함께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몸집이 커지는 것을 우려스럽게 보고 있는 더민주당에서도 국민의당 의원들을 복당시켜 세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떤 형태로 정계개편이 이뤄질지 매우 흥미롭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