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도 있고…‘묻었다’는 사람도 있는데 ”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발굴 장기화 조짐

구간 확대에도 유해 소식 없어…“피로감 우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암매장된 것으로 추정된 민간인들의 유해 발굴작업이 한창인 옛 광주교도소에서 새롭게 민간인 희생자 시신을 암매장했다는 기록과 관련자 증언이 등장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잇딴 증언과 기록에도 민간인 추정 유해 발견 소식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어 자칫 ‘변죽만 울리다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1980년 5월 당시 광주지방검찰청 내부 기안용지와 전언통신문 등 5·18 암매장 검찰 기록을 공개했다. 기록엔 검찰이 내부 보고한 5월 21일 오후 상황은 민간인 시신 6구가 교도소 공동묘지 부근에서 계엄군에 의해 임시매장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동묘지 터는 북구 각화동에서 문흥지구로 이어지는 왕복 6차로 도로 주변 옛 교도소 외곽지역이다. 현재 발굴조사가 이뤄지는 북쪽 담장에서 100m가량 떨어져 있다. 재단측은 옛 교도소 공동묘지를 관리했던 퇴직 교도관과 함께 현장을 확인하고 발굴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3공수여단 출신 퇴역군인 등 1980년 당시 광주에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5·18 관련자들의 제보도 소개됐다. 3공수 11대대 부대대장 출신 신순용 전 소령, 본부대대에서 병장으로 전역한 유모씨 등이 현재 발굴지역은 자신들이 목격했거나 참여했던 암매장지가 아니라고 5·18재단 측에 증언했다. 이들은 조만간 재단 관계자와 옛 교도소 현장을 방문해 암매장지를 직접 지목할 계획이다.

이처럼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교도소에 암매장 했다는 증언과 진술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보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발굴작업에도 아직까지 유해 발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재단은 40m 길이의 옛 광주교도소 담장쪽 1단계 발굴 구간에서 암매장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교도소 담장 가까운 곳까지 2.5m로 범위를 확대한 상황이다. 지난주엔 옛 교도소 북쪽 담장을 따라 언덕길 형태로 이어진 2구간에 대한 굴착도 시작됐지만 유해 발굴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1단계 발굴과정에서 8개의 배관이 발견 되는 등 유력 후보구역에서 이미 1차례 이상 굴착 이력이 확인되면서 장소 훼손에 대한 우려도 현실화 되고 있다. 일각에선 계엄군이 암매장 후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발굴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고 있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발굴작업이 길어지면서 작업자들의 피로가 누적될 우려가 있다”며 “구체적인 기록이 있고 묻었다는 사람도 있는데 희생자 유해를 찾지 못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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