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와 배려가 따뜻한 세상을 만든다

지난 한 주 동안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지난 15일 경북 포항일대에서는 규모 5.4 지진이 발생해 많은 사람의 부상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포항지진으로 수능시험도 16일에서 23일로 연기됐다. 가슴 아픈 일은 또 있었다.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합동 추모식이 지난 18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열린 것이다.

세월호 미수습자 유족들은 이날 돌아오지 않은 가족의 유해 대신 유품을 관에 담아 장례를 치렀다. 세월호 미수습자는 2014년 4월 16일 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던 박영인·남현철 군과 단원고 양승진 교사, 부자지간인 권재근 씨와 혁규 군 등이다. 이들은 참사 1천312일 만에 가족들의 가슴에 묻혔다.

그렇지만 이런 아픔과 슬픔 가운데에서도 예정된 축제와 행사를 위해 웃음과 잔치가 벌어지는 곳도 있다. 19일 낮에는 여수시 돌산공원에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가 도착했다. 이 성화는 동백꽃으로 장식된 해상 케이블 카에 실려 여수바다를 건넜다. 성화는 20일 순천에 도착해 팔마체육관과 순천만 습지 등을 돌았다.

광주에서는 16일부터 3일간 김치축제가 열렸다. 시는 중국 등 12개국 40여 명의 주한 외교관 가족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또 이 기간 동안 3만2천여 명의 관객들이 찾아와 김치셰프 요리쇼와 체험투어 등을 즐겼다고 설명했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줄어들기는 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또한 산과 들에서 주말을 즐겼다.

포항과 목포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픔은 아랑곳없이 일상은 진행된다. 언론에서는 포항과 목포와 관련된 뉴스를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있지만 그 뉴스 뒤에는 감각적이고 선정적인 뉴스가 뒤를 잇고 있다.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짙다. 재해를 입은 포항시민들의 아픔과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고통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들은 포항시민들을 향해 “당신들 때문에 우리아이가 수능시험을 제대로 못치르게 됐다”며 SNS상에 원망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웃과 국민적 고통을 함께 느끼고 아파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예정된 행사였다 하더라도 자제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그것이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기본적인 마음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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