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미학
- 같은 디자인이 없는 세계 최고의 건축물 박람회장 상하이
- 광주의 도시디자인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신현구 광주경제고용진흥원장>
 

며칠 전 중국 상하이를 다녀왔다. 광주광역시가 중국 상하이에 사무소를 열고 12월 1일 현지에서 개소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민선 6기 윤장현 시장 취임 후 한국에서 유일하게 중국과 친해지기(차이나프렌들리) 정책을 추진해 온 성과의 일부로서 광주에는 차이나센터를, 상하이에는 광주사무소를 개소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상하이사무소는 광주지역 기업의 중국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되며, 관내 기업의 제품전시, 상담 장소 제공, 상담기업 알선 등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상하이는 중국의 관문이며 경제 수도이다. 또한 면적이 서울의 11배이고 인구는 공식적으로 2천400만명이지만 유동인구가 800만이 넘기 때문에 3천만명 규모의 슈퍼 초대형 도시이다. 그런데 더 주목할 것은 초고층건물 숫자로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사실이다. 안내자의 설명으로는 60층이상 건물이 50개가 넘고 30층이상 건물은 5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스카이라인이 장관이었다. 상하이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동방명주타워는 말할 것도 없고 상하이 3대 마천루라는 상하이 타워, 상하이 세계금융센터, 진마오 타워의 위용과 디자인은 가히 명불허전이었다.

원래 방송관제탑이었던 동방명주는 높이가 468m로, 상하이 타워와 상하이 세계금융센터가 생기기 전까지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았다. 동방명주는 크고 작은 11개의 둥근 모양이 있는데, 이는 진주를 의미하고 황푸강(黃浦江)은 옥쟁반을 상징하여, 전체적으로 크고 작은 진주가 옥 쟁반에 떨어지는 형상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중국 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상하이 타워는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에 이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128층에 높이가 무려 632m에 달하는데 빌딩 형상이 마치 용이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띠고 있었다. 얼핏 보기에는 약간 엉성해 보이긴 했는데 이러한 형상이 오히려 바람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고 하였다.

일명 ‘병따개’라고도 불리는 세계금융센터는 101층 건물로서 건물 상단에 마름모꼴의 빈 공간이 있어서 누가 보더라도 ‘병따개’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키게 하는 디자인을 가진 빌딩이었다

세 빌딩 중 가장 먼저 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건물인 진마오타워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과 연관성이 많다고 한다. 건물 외곽이 8각형이고 층수가 88층이며 주소 또한 세기대로 88번지이기 때문이란다.

또한 40층 이상 초고층호텔 꼭대기에는 연꽃 디자인이 되어 있는 것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전통과 도시적 미를 추구하는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많은 대형건물들이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모양이 전부 다르다는 것이었다. 상하이시 정부가 건축허가 시 기존의 디자인을 모방하는 건축물을 허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것이 단순히 제도적인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450여년 전에 조성된 명·청시대의 대표적 강남 정원인 예원을 구경했는데 20여개의 누각이 있었지만 같은 모양은 못봤던 것 같다. 또한 하룻밤을 묵었던 영빈관호텔도 40여개의 숙소건물이 전부 다른 형태와 구조였다.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미를 추구하는 중국인의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그 문화가 요즘 날마다 1만개 이상의 창업이 이루어지는 중국의 창의적인 기업문화의 원동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우리 광주의 도시 디자인을 비교해봤다. 성냥갑 같은 모양새에 회색빛 건물들, 어디를 가든지 별 차이는 없다. 하늘에서 광주와 상하이 두 도시를 내려다본다면 어디가 자본주의이고 어디가 공산주의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필자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광주의 도시디자인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지적을 해왔다. 건물의 형태를 바꿀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색상과 무늬는 바꿀 수 있는 것 아닌가? 나름대로 예술적 감각이 탁월한 윤장현 시장께서도 광주의 도시디자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갖고 계시다니까 그 어느 때보다도 기대해 봄직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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