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필요한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문제

무등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 광주의 관광자원으로 삼자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가칭 ‘무등산 자연환경 보존 케이블카 설치 범시민운동본부’는 29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 추진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를 통해 광주의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무등산을 탐방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무등산에 설치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광주를 찾아오게 될 것”이라며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친환경 공법을 이용해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31일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발기인대회를 갖고 서명운동 등을 시작한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공사는 무등산을 극심하게 훼손할 것”이라며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자연생태계와 경관보존을 위해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의 편리만 강조되는 케이블카 설치주장은 적합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문제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지역현안이기도 하다. 선거철을 앞두고 튀어나온 지역개발방안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언젠가는 시민들의 중론이 모아져야할 사안이다. 무등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광주경제를 살찌울 수 있다면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무등산 개발을 검토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케이블카가 들어섰을 경우의 환경훼손의 규모다. 물론 공사단계에서는 일정부분의 산림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설치 후 이용부분에 있어서 관광객 증가에 따른 환경훼손 가능성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케이블카 설치는 충분히 검토해볼만 하다. 이용자 편의와 관광개발, 환경보전 등 전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환경보전에 대한 규제나 정책이 엄격한 미국의 경우 국립공원의 보존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트렘이나 자동차 도로 설치 등 최소한의 개발은 허용하고 있다. 케이블카 운행에 따른 관광객 증가로 2차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면 학동 증심사 입구에 대규모 주차장을 설치하고 트렘을 운행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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