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날씨에 아파트 버려진 신생아

주민이 발견 신속히 보온조치…생명 살려

광주 지역 한 아파트 복도에서 탯줄이 달린 여자 신생아가 발견됐다. 신생아를 발견한 여대생과 언니 부부는 신속히 보온조치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30일 오전 4시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에서 탯줄이 달린 여자 신생아가 방치돼 울고 있는 것을 대학생 A(26·여)씨가 발견했다. 발견당시 신생아는 탯줄이 달린 채로 맨몸으로 복도식 아파트 대리석 바닥에 방치돼 있었고, 주변에는 출산으로 인한 핏자국이 있었다.

언니 부부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체온이 떨어진 신생아를 안고 집으로 들어와 다 함께 몸에 핏자국을 닦고 품에 안아 보온조치했다. 이후 A씨는 신생아의 체온에서 온기가 느껴지자 50여 분 뒤 경찰 112 상황실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영하 8도 이하로 신생아는 지역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A씨는 새벽에 몸이 좋지 않아 복도 앞 방에 갔다가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밖으로 나왔다가 신생아를 발견했다.

경찰은 신생아가 유기된 현장에서 감식을 진행하고, 아파트 주변을 탐문하며 신생아의 엄마를 찾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속하게 발견되지 않았다면 신생아가 위험할 뻔했다”면서 “아파트 각 세대 등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생아 유기 사건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 금천구에서 20대 산모가 혼자서 아이를 낳은 후 4시간 동안 안고 있다가 숨지자 시신을 수건에 싸 골목길에 유기했다. 그는 “아기가 죽어 어찌할 줄 몰라서 버렸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8월에는 광주 북구 한 산부인과에서 태어난지 이틀 된 신생아 아들을 놔두고 도주한 20대 여성이 뉴스를 보고 자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갓 낳은 신생아 딸을 미혼모 시설에 맡긴 뒤 찾지 않아 방임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에 태어난 신생아 40만6천300명 중 109명이 길 위에, 193명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졌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버려진 아기는 717명이다. 2013년 말부터 베이비박스 유기는 형사입건에서 제외돼 이를 감안하면 유기된 영아는 최대 1천401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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