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갈비대를 통째로 뜯자
훈제과정 거쳐 기름기 쏙 빼
담백하고 쫄갓쫄깃한 맛 그만


국적 불명의 퓨전 음식이 판을 치고있는 요즘, 아련한 원시의 시대로 돌아가 원시인처럼 돼지 갈비대를 통째로 뜯어먹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저절로 입안에서 군침이 고이리라.
광주시 동구 산수동 계림 오거리와 농장다리 사이로 도드라지게 들어오는 ‘산수원’(공동주인 박우식·고형선)이 바로 그런 곳이다. ‘산수원’의 간판 메뉴인 통갈비는 여느 돼지고기와 달리 훈제상태를 거쳐 내놓아 전통적인 갈비맛에 더해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하고 쫄깃쫄깃해 맛이 일품이다.
이 때문인지 다이어트식으로도 제격이라는 검증되지 않는 얘기가 나돌고도 있다고 주인 고형선씨는 귀뜸한다.
통갈비는 생강, 양파, 대파, 마늘, 후추, 깨, 파인애플, 그리고 육수 등 무려 13가지나 되는 갖가지 양념에 3일 동안 재운 뒤 조리하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는데 그 배합 비율이 무척이나 중요하단다. 따라서 그 이상은 묻지 말아 달라는 것.
재료는 포크밸리라는 품종의 순 국산 암퇘지. 갖은 양념에 재운 돼지고기를 세라믹 원적외선 오븐속에서 9분30초 동안 구원내면 완성. 부드럽고 육즙이 충부해 감미로운 맛이 돈다.
보통 숯불에 고기를 구우면 옷에 냄새도 쉽게 배고 연기도 나기 십상인데 이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좋다. 고온 고압 오븐에서 갓 나온 통갈비는 겨자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면 향긋한 봄내음이 혀끝을 통해 가슴 가득 전해오는 듯하다.
겨자소스는 훈제과정을 거쳤지만 혹시라도 남아있을 느끼한 맛을 매콤 새콤한 겨자와 어울려 중화시키는 한편 돼지고기는 찬 음식, 겨자는 뜨거운 음식으로 서로 잘 어울린다.
그리고 갈비 그대로의 모양인 갈비대를 미리 준비해준 비닐장갑을 점잖게 끼고 입안 가득 뜯어낼라치면 보기엔 조금 흉할지도 모르지만 입안 가득히 전해오는 그 맛은 먹어보지 않고는 논하지 말라 할 것.
자칫 점잖빼고 그대로 옆 사람한테 빼앗기고(?) 나면 후회할지 모르니 작정을 하고 한번 뜯어볼 만한 일이다. 그렇다고 싸우지는 말고 3인분을 주문하면 통갈비가 3대 나오니 사이좋게 1대씩 나눠 먹으면 되겠다.
통갈비는 일명 ‘비엔나 통갈비’로 불리운다. 주인 박우식씨가 오스트리아에서 6년반 동안 유학생활하면서 즐겨먹었던 통갈비 구이와 모양이 아주 닮아 붙여졌다 한다.
‘산수원’이 함께 자랑하는 또다른 메뉴는 ‘삼겹 바베큐’. 이 역시 갖은 양념에 재웠다가 고온 고압으로 통째로 구워낸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구수하느 맛이다.
통갈비나 삼겹 바베큐를 먹고나서 영양 돌솥밥을 먹는 게 순서. 각섬 석솥에 대추 은행 인삼 등 16가지 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간 영양 돌솥밥은 꽃게의 속살만을 발라내 만든 꽃게장과 비벼먹는데 그야말로 지난 겨울 입맛을 잃은 이들에겐 보약이 따로 없을 정도.
통갈비와 삼겹 바베큐는 훈제과정을 거쳐서 포장으로도 가능한데 집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그대로의 맛을 낼 수 있다. 따라서 포장 손님도 심심치 않게 있다는 것.
‘산수원’은 단골 손님을 위해 지난해 겨울 배추 200포기를 담궈 냉동 보관중이며, 이를 오는 6월께부터 식탁에 선물(?)로 내놓을 예정이다.
고형선씨는 “고기맛이 부드럽고 느끼하지 않아 가족단위 손님과 단골이 대부분”이라며 “체인점을 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적극 도와 체인점화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산수원’은 원래 산수동 토박이인 박씨가 나고 자란 집터로, 1층은 주차장 용도로 사용되고 2층는 식당홀로 사용되고 있다.
주인 박씨와 고씨는 모두 언론사 기자 출신으로 3년전 직장을 접고 6개월의 진통 끝에 통갈비 요리를 개발, 지난 99년 문을 열고 요식업에 뛰어들어 ‘작은 성공’을 거뒀다.
‘비엔나 통갈비’3인분 2만원, ‘삼겹 바베큐’2인분 1만원이며, 영양 돌솥밥은 5천원.(문의,(062)2288-025~6) 글/ 김종민 기자 kjm@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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