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태산인데 사장은 공석”…일손 못잡는 공룡 공기업들

혁신도시 한전·농어촌공사 사장 공석 장기화

임직원 인사도 늦어져…새해 업무 차질 불보듯

광주·전남 혁신도시 주요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한국농어촌공사의 사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업무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새 사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통상 12월에 이뤄져온 임직원 인사도 덩달아 늦어지다 보니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할일은 태산인데 사장이 공석이고 후속인사도 이뤄지지 않다보니 일손이 손에 안잡힌다”며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광주·전남 혁신도시 입주 공기업에 따르면 지난 19일 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임명되면서 현재 사장이 공석인 주요 공기업은 한전과 농어촌공사, 한전 KPS 등 3곳이다. 한전과 농어촌공사는 지난해 12월, 한전 KPS는 지난달 사장이 사퇴해 1~2달 이상씩 수장이 비어있는 상태다.

이처럼 공룡 주요 공기업 사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으로 있으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당장 임직원 인사가 늦어져 통상 12월 중하순이나 1월 초에 단행됐던 간부급 직원들의 인사이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한전의 경우 올해 퇴직을 앞둔 200명 가량의 간부급 직원들이 사업소 현장근무 배치를 받지 않고 현 보직을 그대로 차지하다 보니 승진 후보자인 후배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전 한 직원은 “사장이 공석이어서 직원들 인사도 늦춰지며 조직 전체 분위기가 느슨해졌다”며 “신임 사장이 누가 오냐에 따라 인사와 업무 방향이 달라질 텐데 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소신 있게 업무를 처리한다는 것은 무리”고 말했다.

또한 공기업 업무 특성상 지방 순환 배치가 잦아 가족들이 함께 이동해야하는 일이 생기는데, 기존 연말이나 연초에 이뤄지던 인사가 2,3월로 지연돼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농업용수 등 가뭄대책 마련이 시급한 농어촌공사 안팎에서는 그 우려가 더욱 크다. 농어촌공사 한 관계자는 “각 지역과 구역마다 가뭄대책을 담당해야할 직원들이 업무에 돌입한 상황에서 인사 단행으로 담당자가 바뀌면 업무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농어촌공사와 한전 KPS는 후임 사장 공모 절차를 거의 마무리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전은 후임 사장 공모 절차도 밟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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