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산행 곁들인 ‘건강나들이’
경칩이 제철, 지리산·백운산 등 유명

요즘 고로쇠 물이 제철이다. 지리산 백운산 등 고로쇠 물로 유명한 전남지역 명산마다 봄기운을 돋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더욱이 봄기운이 하루가 다르게 퍼져가면서 지리산 등 남도의 명산을 찾아 산행을 나서는 사람들까지 눈에 띄게 늘었다.
봄 마중을 위한 가벼운 산행 길, 지친 몸에 활력을 돋구는 약수 한 잔을 들이키며 건강을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고로쇠는 경칩(3월6일)을 전후해 물맛이 가장 좋다해서 흔히 ‘경칩물’이라고도 한다.
고로쇠란 뼈에 이롭다는 뜻의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된 말.
통일신라 말 광양 옥룡사에서 오랫동안 가부좌를 틀고 도를 닦던 도선국사가 득도 후 무릎이 펴지지 않아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옆에 있던 고로쇠나무를 잡고 일어서다 가지가 부러졌고 나무에서 흐르는 수액을 마시고 무릎을 폈다는 데서 전하는 말이다. 그래서 흔히 고로쇠 물을 ‘신비의 약수’라 부르기도 한다.

주산지는 지리산·백암산·조계산·백운산 일대. 최근에는 순천 조계산과 화순 모후산과 백아산 등 곳곳에서 채취되고 있다. 해발 600~1천m 고지대에서 자생하는 단풍나무과의 활엽수에서 주로 나오는 수액으로 나무에 상처를 내 뿌리에서 줄기로 올라가는 수액을 차단해 채취한다. 주민들은 대개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낸 후 비닐을 연결해 수액을 모은다. 밤새 모아진 수액은 비닐 5개를 더해야 겨우 한 통(18ℓ). 양이 그다지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싼 편이다.
고로쇠나무 수액은 채취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2월 중순부터 시작해 3월 중순에 끝난다.
구례에서는 고로쇠 약수 채취시기가 끝나고도 4월까지 약수가 있다. 그렇지만 단풍나무과의 고로쇠 약수가 아니라 자작나무과에서 나오는 약수. 이를 ‘거자약수’라 한다. 거자수는 고로쇠 약수와 성분은 비슷하나 맛이 좀 뒤떨어진다.
요즘에 나오는 고로쇠 물은 당분, 마그네슘, 칼슘 등이 녹아 있어 겨우내 피로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고로쇠 물을 오징어나 땅콩 등을 안주(?) 삼아 찜질방이나 따뜻한 온돌방 아랫목에서 땀 흘리며 마시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귀띔한다.

구례군 마산면 황천리 화엄사 뒤편, 토지면 내서리와 내동리, 산동면 위안리와 사상리 등 지리산 일대의 채취량은 전국에서 생산량이 가장 많다. 광양 백운산 일대, 장성 백암산 일대, 화순 모후산과 백아산 일대도 고로쇠 약수의 명소.
고로쇠물 산지가 대개 봄철 가벼운 산행을 하기에 알맞은 명산들을 끼고 있어 온 가족과 함께 ‘건강’을 다지기에 제격이다.
지리산의 경우 화엄사를 돌아본 후 성삼재~노고단에 올라 명산 맑은 공기를 마시고 나서 산동 온천지구로 이어지는 코스는 여행의 묘미를 고루 만끽할 수 있다. 그밖에 광양 백운산에는 자연휴양림과 최근 종영된 TV 사극에 등장하는 도선국사가 입적한 옥룡사와 울창한 동백림을 볼 수 있다. 백양사를 품고 있는 장성 백암산, 송광사~선암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아름다운 순천 조계산과 화순 백아산 등도 봄철 여행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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