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족, 지갑 통 크게 연다
<장난감에 빠진 어른>

180만원 짜리 배트맨 피규어 쉽게 구매

키덜트 카페서 하나뿐인 프라모델 제작도
 

20일 롯데백화점 광주점 7층에 위치한 남성패션전문 편집숍인 ‘큐리오시티 오브 레노마’에서는 ‘키덜트’를 겨냥해 의류와 함께 각종 피규어, 액세서리, 드론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덕후’라 불리며 비주류로 취급받던 ‘키덜트’가 유통업계의 주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한국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키덜트 시장은 2014년 5천억대에서 매년 20%증가해 2016년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광주지역 5개 롯데마트의 장난감 전문판매숍 토이저러스에서는 ‘키덜트’의 주요 구매 품목인 피규어의 매출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4천200만원이던 매출이 2016년 8천만원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 9천400만원으로 늘었다. 유통업계는 키덜트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일 롯데백화점 광주점 7층 남성복매장의 한 편집숍. 의류전문 매장이지만 매장 한편에는 각종 피규어와 액세서리, 사운드 기기, 드론 등 다양한 잡화가 ‘키덜트’족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 곳의 피규어 등 잡화는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정도에 불과하지만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매출 증대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매장 전면에 진열된 180만원 상당의 대형 배트맨 피규어를 키덜트 고객이사가는 등 창고에 있던 예비분까지 3개 모두 팔려 키덜트의 구매력을 실감케 했다. 김형준 레노마 캐주얼 숍매니져는 “가족단위 쇼핑객이나 장난감에 호기심 많은 남성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피규어나 드론에 관심을 보이다 의류구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키덜트’족을 위한 공간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광주 동구의 한 카페는 ‘어른들의 놀이터’라 불린다. 평범해 보이는 1층 카페공간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약 33㎡의 공간에는 ‘세상에 하나 뿐인 프라모델’들이 ‘키덜트’족을 반갑게 맞이한다. 프라모델 전문 공방에서 제작하는 프라모델과 주인장이 직접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만들어낸 세상에 하나 뿐인 프라모델을 만날 수 있다. 또 1층 카페에서 커피를 구매하면 3층에서 키트를 조립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입문자나 초보일 경우, 전문가가 직접 채색과 조립방법을 알려줘 여성고객의 방문도 늘고 있다. 한다혜 카펜타리아 대표는 “최근에는 남성뿐만아니라 여성고객의 방문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프라모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구경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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