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의 ‘달맞이 흑두부’는 위의 속설을 뒤집고 검은 빛을 띠는 흑두부 하나로 소문난 집이다.
흑두부의 원 재료는 역시 검정콩이다. 검정콩은 일반 콩에 비해 속이 파란 빛이다. 서리 내릴때 수확한다 하여 일명 ‘서리태’ 종자로 불린다. 일반 농가에서 흔하게 재배하지 않고 그 수확량도 적다.
예로부터 검정콩은 혈액내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고혈압과 동맥경화 치료와, 뇌세포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준다고 전해져 온다.
넉넉한 풍채와 호쾌한 웃음으로 손님을 맞는 이곳 주인 양덕승씨(45)는 이 검정콩을 원료로 지극히 전통적인 방법만을 고집해 흑두부를 만들어 냈다.
흑두부는 먼저 검정콩을 6시간 정도 불린 다음 기계맷돌(대량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속에 맷돌이 들어가 있다)을 사용해 갈아낸다. 이는 장작불을 활활 지펴 물이 펄펄 끓는 가마솥에
부어 1m 남짓한 소나무 재질의 주걱으로 고루 저어준다. 10kg의 가마솥은 5되 분량이 한번에 소화되며 이는 흑두부 36모에 달한다. 소나무 주걱은 잘 붙지 않는다고 해서 사용하고 있다.
흑두부를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과정이 바로 여기로 원심력을 이용해 솥에 눌어붙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심베천에 붓고 기다란 지렛대를 이용해 짜낸다. 걸러낸 콩물은 무안 해제 앞바다에서 길어온 간수와 혼합한 뒤 잘 섞어 36모가 나오는 사각모양 목재의 판에 붓는다. 이후 20여분이 지나면 응고되고 흑두부가 나온다.
주인은 송광사 주지를 지낸 현고스님의 권유로 6개월여 산고끝에 이를 개발했으며 평일에는 36모가 나오는 이러한 고난한(?) 작업을 8번, 주말과 휴일에는 많게는 20번 가까이 해낸다.
주 메뉴는 물론 흑두부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흑두부는 날마다 담가낸 생김치와 1년여 저장했다 내놓는 묵은 김치, 양념장과 함께 차려진다. (한 모에 4천원)
맛은 어떨까. 구수하며 단단하지 않고 부드럽다. 아울러 뱃속마저 든든할 정도로 푸짐하기까지 하다.
흑두부 뿐 아니라 흑두부 보쌈도 인기메뉴다. 토코페롤이 함유된 사료를 먹인 돼지고기를 두툼하게 썰어냈다. 이를 흑두부와 함께 신선한 야채에 싸서 입안 가득 넣으면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3~4인분에 1만5천원).
흑두부 버섯전골도 좋다. 역시 흑두부를 갖가지의 버섯과 버무려 끓여낸다 (대 1 만5천원).
손님은 80% 정도가 광주에서 온다. 시내에서 약 20여분 거리로 호젓한 시골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겸한 가족단위 단골이 많다.
화순 동면 천덕리의 본점외에 도곡온천옆 직영점을 본점보다 10여평 넓은 80평 규모(200여명 수용가능)로 현재 월드컵 이전 오픈을 목표로 추진중이다. 여수와 진주,담양 소쇄원에 체인점이 영업하고 있으며, 나주 산포와 경기도 화성점도 준비중이다. 가히 기업을 이루었다 할만하다.
지난해 낙안읍성에서 열린 세계음식문화큰잔치에서 흑두부는 42개팀과의 경연에서 동상을 거머쥐었다. 전통의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내 관광객들의 눈요기 거리로도 충분했다.
지난 99년 9월 오픈한 ‘달맞이 흑두부’는 6개월뒤 주인의 손수 설계를 바탕으로 목조와 황토만을 이용해 전통한옥으로 이전, 확장했다.
주인 양씨는 현재 화순군 운주축제를 두부축제와 엮어낼 계획이다. 전국 각지의 갖가지 유명하다는 두부를 재료로 만든 음식을 함데 묶어 그야말로 전국적인 두부축제를 마련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이다.
‘흑두부 달맞이’는 현재 전남도 지정 남도음식명가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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