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남도일보 K포럼서 특별강연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꿈과 희망, 열정의 끝없는 도전’ 주제

“나의 끝없는 도전은 인내와 노력입니다”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인 제4기 K포럼 두번째 강좌가 지난 28일 라마다 플라자 광주호텔 5층 중연회장에서 열린 가운데 산악인 김홍빈씨가 강연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전병호 남도일보 부회장이 각조 팀장을 뽑기 전 설명을 하고 있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강연이 시작되기 전 원우들이 자신들의 이름표를 찾고 있다.
한 원우가 김홍빈 대장의 강연을 메모하고 있다.
제4기 원우들이 김홍빈 대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김홍빈 대장의 강연을 듣고 있던 한 원우가 활짝 웃고 있다.
제4기 K포럼 원우 회장을 맡은 박창순(한국도시개발 대표)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원우회장, 사무총장, 재무총장, 사무차장, 재무차장, 홍보팀장 등 제4기 K포럼을 이끌어갈 집행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4기 K포럼 고문들.
1조부터 4조까지 각조를 이끌어갈 팀장과 재무, 총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4기 K포럼 1조 원우들.
2조 원우들.
3조 원우들.
4조 원우들.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씨가 남도일보 K포럼 원우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남도일보 제4기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 K포럼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산악인 김홍빈 대장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열 손가락이 없는 장애산악인으로 잘 알려진 김 대장은 지난 28일 광주 서구 라마다호텔에서 ‘꿈과 희망, 열정의 끝없는 도전’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통해 등반 도중 사고를 당해 열 손가락을 잃은 아픔을 딛고 일어서게 된 계기,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삶을 살아가는 과정 등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산악인들은 그를 ‘도전’과 ‘희망’의 아이콘이라고 말한다.

등반 중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7대륙 최고봉을 오르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장애인 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개 고봉의 완등을 목표로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연에서 그는 지난 2009년 7대륙(유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남극) 최고봉을 완등한 뒤 자신의 심경을 쓴 글을 보여줬다.

‘두 손이 있을 땐 나만을 위했습니다. 두 손이 없고 나서야 다른 사람이 보였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만큼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은 새로운 손이 그렇게 말합니다.’ 그는 “두 손을 잃고 나니 다른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움이 필요한 만큼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며 “지금 보이지 않는 손가락들이 삶의 방향을 잡아주고, 초심을 잃지 않도록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1991년 5월 미국 알래스카 매킨리(해발 6천194m)에서 경량등반을 시도했다. 최소한의 식량과 물품만을 가지고 간 탓에 탈진과 피로, 고산증 등이 겹쳐 의식을 잃고 말았다. 16시간 만에 구조됐지만 열 손가락이 동상에 걸려 잘라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당시 수술비와 3개월간 입원비 등 1억5천만 원을 알래스카 현지 병원에서 기부받았다.

그는 “처음엔 장애를 안게 된 아픔과 고통이 너무 커서 한국에 돌아오지 않으려 했다”며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에 26년 전 귀국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화장실 가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1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 처음으로 혼자서 팬티를 입고 양말을 신고 문을 열 수 있게 됐을 때 너무 기쁜 마음에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용 운전면허증을 따 부품제조업체 화물차 운전사로 근무하기도 하고, 골프장에서 굴착기 등 특수장비를 다루기도 하는 등 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하지만 장애가 생기기 전처럼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때 김 대장은 좌절하지 않고 “이렇게 지낼 바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해 보자”고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등반이었다. 산악인에게 두 손을 잃는다는 것은 더는 등반을 할 수 없다는 것과 같았지만 그는 꼭 이뤄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후 김 대장은 세계 7대륙 최고봉 등정을 목표로 세웠다. 비장애인들에게도 이루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는 하나하나 성공해 나갔다. 7대륙 등정이라는 목표를 이룬 김 대장은 사고 이전에 이루지 못했던 히말라야 8천m급 고봉 14좌 완등에 새롭게 도전해 나가고 있다.

현재 에베레스트, K2, 가셔브룸 Ⅱ, 시샤팡마, 마칼루, 다울라기리, 초오유, 칸첸중가, 마나슬루, 로체, 낭가파르밧까지 11개 봉을 등정했다. 이제 14좌까지 안나푸르나·가셔브룸Ⅰ(8천68m)·브로드피크(8천47m) 등 3개봉만 남았다. 김 대장은 “불가능이라는 말은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말이다”며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한 신념을 밝혔다.

강의 중간중간 김 대장의 등반 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원우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상 속에서 김 대장은 눈보라가 몰아치는 험난한 산맥을 손가락이 없는 상황에서도 스스로 장비를 정비하며 묵묵히 산을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눈물겨운 노력과 도전에 원우들은 큰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김 대장은 “산에서는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나만이 쓸 수 있는 특수장비를 만들기도 하고, 손이나 팔 대신 하체 근육을 키워 다리의 역할을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원우들에게 등산 상식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소개했다.

등산의 필수품인 등산화에 대해서 “등산화는 자기 발의 형태에 잘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꺼운 양말을 신기 때문에 실제 신어볼 때에는 이를 감안해서 신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산을 오르는 경우에는 발목을 덮는 무게가 있는 등산화가 좋다”면서 “요즘은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 플라스틱 이중 재질로 되어 있는 등 종류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장은 “제 도전을 통해 모든 분께 희망을 안겨 드리고 싶다.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도 줄어들게 하고 싶다”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면 못할 것이 없다. 남은 3개봉을 꼭 완등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