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화재, 백혈병 투병 아들 돌보면서도 "동네맛집" 안타까움

7일 새벽 순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가족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인 가운데 일가족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오늘(7일) 새벽 4시쯤 39살 김 모씨 등 일가족 4명이 사는 2층 상가 건물에 화재가 발생, 불은 한 시간만에 꺼졌지만 김 씨의 아내와 11살 딸, 8살 아들이 숨졌고 김 씨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중태다.

순천시 왕지동에서 '동네 맛집'으로 꼽히는 일식당을 운영하는 부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씨가 약 3년 전 개업한 초밥 전문 일식당은 순천지역에서는 맛집으로 SNS상에서 소문이 난 식당이다.

항상 미소로 손님들을 맞던 김씨 부부였지만, 막내아들(8)이 급성백혈병으로 수년째 투병해오다 지난해에는 뇌종양까지 생겨 큰 수술을 받았다.

부부는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아픈 아들을 돌보면서 열심히 식당을 운영해 고객들로부터 맛집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 단란한 가정에 화마가 닥친 것은 7일 새벽. 이날 오전 4시께 1층 식당 옆 식자재 보관 창고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길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2층짜리 상가 건물을 삽시간에 휘감았다.

김씨의 아내는 매캐한 연기에 잠에서 깨어나 119에 전화를 걸었다.

소방대가 신속히 출동했지만, 현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불길에 절정에 달한 상태였다.

소방대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집안에 들어가 화장실에서 일가족 4명을 발견했다.

부부가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딸과 아들을 깨워 화염과 연기를 피해 화장실로 대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딸과 아들은 연기를 흡입해 이미 숨진 상태였고, 아내 B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후 숨을 거두고 말았다.

화재원인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샌드위치 패널 소재가 급격한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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