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수단으로 삼은 광주시교육청

광주광역시교육청이 학생들의 북한지역 수학여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학생 및 교직원들에게 ‘평화통일 수학여행 추진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을 일선학교에 발송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청원요청은 평화통일 기반조성을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학생들을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0일 각급 학교와 기관에 ‘남북청소년 평화통일 수학여행추진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시교육청은 ‘남북청소년 평화통일 수학여행 광주시민추진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청원 관련 내용 및 참여방법을 안내한다’고 밝히고 접속할 청와대 청원게시판 주소를 적시한 뒤 청원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 위원회 명의의 ‘남북청소년 통일열차타고 수학여행가자’라는 제목의 글을 공문에 담아 소개했다. 이 글은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노력과 성과를 응원합니다’로 시작해 ‘남북한 청소년들이 평화롭고 통일된 조국을 함께 꿈꾸며 통일열차타고 개성과 백두산에서 만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주기를 희망한다’는 문구로 끝나고 있다.

‘남북청소년 평화통일 수학여행 광주시민추진위원회’는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를 비롯해 진보연대, 민노총 광주본부, 전교조 광주지부 등 진보 시민단체로 구성된 위원회다. 일부에서는 광주시교육청이 ‘광주시민추진위원회’를 내세워 북한수학여행 허용을 위한 청와대 청원에 교직원과 학생들의 참여를 당부한 것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학생동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공문을 받아본 일선 교직원 상당수는 ‘청소년들의 북한수학여행은 학생들의 국가관 정립 및 사고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므로 학부모들의 동의와 정책적 검토가 절실한 데도 시교육청이 진보단체들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해 교직원과 학생들의 청와대 게시판 청원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정치적 편향성이 짙은 단체의 주장과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낸 것은 교육행정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 심각한 행위다. 더구나 교육의 대상인 학생들을 동원해 청와대 청원행렬에 동참시키려는 것은 학생들을 세몰이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부적절한 처사다. 정치중립을 훼손하고 학생들을 수단으로 삼은 시교육청의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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