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훈씨, 25년 째 아들 대소변 수발 ‘감동’

한 살배기 때 의료사고…“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중증장애를 가진 아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살아 온 이 시대의 장한 아버지가 감동을 주고 있다.

정신지체1급 발달장애에 언어 중복까지 겹쳐 대소변을 자신의 의지로 해결을 못하는 아들을 위해 25년 째 대소변 수발을 해 오고 있는 정찬훈 씨(56)가 그 주인공.<사진>

광주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게 유복한 청년시절을 보낸 그는 지난 1993년 늦은 나이에 결혼해 첫 아이를 낳는다. 하지만 탄생의 기쁨을 미처 느껴보기도 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왔다. 세상에 태어나 눈을 맞추기도 전의 한 살배기 아들이 뜻밖의 의료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그 것도 산소가 제대로 뇌에 공급되지 않아 뇌의 기능 상실로 전신이 마비되는 돌이킬 수 없는 악몽이 찾아온 것이었다. 정 씨 부부는 아들의 회복을 위해 지역 병원과 서울의 큰 병원을 옮겨 다니며 치료했으나 허사였다. 25년간 24시간 아들 곁을 지키며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다.

정씨는 “세월호의 아픔을 보면서 자식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기회가 된다면 장애복지 제도의 문제점과 의료사고 관련 개선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아리 기자 h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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