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빈의 쾌거 장하다!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지난 13일 세계 제10위 고봉(高峯) 안나푸르나(8천91m) 등정에 성공했다. 히말라야 8천m급 14좌 완등에 도전 중인 김 대장은 이로써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8천m급 12개 봉우리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광주 아들의 기개를 세계에 떨친 쾌거로, 참으로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

김 대장이 ‘신이 허락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안나푸르나 정상 등정을 이뤄낸 데는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불굴의 의지, 강한 승부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나푸르나는 정상 부근의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험준하기로 악명 높은 산이다. 특히 한국 산악계와 악연이 많은 산이기도 하다.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엄홍길도 다섯 차례 만에 등정에 성공했을 정도다. 한국의 여성산악인으로 에베레스트에 첫 등정한 지현옥 대장도 여기에 묻혔다. 또 안나푸르나 남벽의 코리아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후배 신동민·강기석 대원과 함께 실종된 박영석 대장도 잠들어 있는 곳이다.

김 대장의 이번 등정도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김 대장은 4월 3일 출국해 14일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후 그동안 1~4캠프를 오르내리며 정상 등정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제2캠프에 가져다 놓은 장비가 눈사태로 유실돼 다시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공수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또 첫 도전 시기를 지난 3일로 잡고 도전에 나섰다가 악천후로 후퇴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오후 8시 제4캠프(7천50m)를 출발해 등정에 나선 끝에 장장 15시간여 만에 결국 정상에 올라섰다. 쉴 새 없이 휘몰아친 눈보라와 강풍 등 악천후도 김 대장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 1991년 북미 매킨리 단독 등반 중 사고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히말라야 8천m 이상 14좌 완등에 도전하며 위대한 산악사를 써 가고 있다. 이번 안나푸르나 성공으로 이제 14좌 완등까지 가셔브룸Ⅰ(8천68m)·브로드피크(8천47m) 등 2개봉만 남았다. 혹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불가능은 없다는 인간 본연의 희망을 보여준 김 대장의 쾌거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김 대장의 남은 2개 봉 등정을 위해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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