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광주’ 진상규명을 위한 과제

‘80년 광주’의 진상이 38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도록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권력의 광주 비틀기’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정권찬탈을 위해 광주학살을 자행한 신군부는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집권기간 동안 광주를 폄훼하고 탄압했다. 공권력은 하수인 역할을 했다. 대다수 언론 역시 침묵했다.

국민들 역시 광주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데 소홀했다. 광주의 진실을 위해 온몸으로 독재 권력과 싸운 이들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광주의 절규에 귀를 막았다. 물론 ‘5월 광주’를 대상으로 한 신군부의 ‘용공(容共)덧칠하기’와 폭력성 부각이 이유였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것은 정치적 이유로 광주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서이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광주를 팔아서’ 정치인이 됐다. 그중 일부는 광주의 진실을 위해 헌신했지만 대부분은 권력을 누리다 퇴장했다. 5·18진상규명은 사실 온 국민에게 주어진 과제였다. 그렇지만 영호남의 정치적 갈등과 지난 10년 보수정권의 의도적인 ‘광주 죽이기’는 ‘암매장 당한 5·18’이 햇빛을 보지 못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5·18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진상규명에 대한 대내외적 정치환경이 ‘親5·18’이기 때문이다. 지금 권력의 핵심부에는 80년 민주화투쟁 경력(운동권)을 지닌 사람들이 대거 진입해 있다. 또 여당의 지방선거 출마자 상당수가 80년 운동권과 관련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주진상규명 의지는 매우 순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거 문대통령이 야당정치인 시절 보여준 여러 가지 모습은 그의 진정성을 뒷받침한다. 그렇지만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 일부는 ‘5·18’이 부각되면 될수록 정치적 상황이 여권인사들에게 유리해지는 것’을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로 삼아 이를 확대시키고 있다.

광주의 진실규명 작업이 좀 더 수월해지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5·18가해자들의 사회적 영향력 혹은 지배력이 대폭 상실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신군부 독재세력의 하수인 역할을 했던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건재하다. 현실적인 처벌이 힘들더라도 고문과 성폭행을 저지른 이들은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완전한 진상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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