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기자협회 전남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

“내가 적임자”…전문성·비전 앞세워 지지 호소

고석규·오인성·장석웅 ‘경쟁력 확보’에 한목소리

수시 전문화·진로센터 강화·특성화고 개편 등 제시

도-농 교육격차 해소·작은학교 활성화 방안도 강조

고-대학총장·오―현장경험·장-민주화 헌신 어필

진보교육감 타이틀·文정부 마케팅 놓고 신경전도

전남도교육감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가 23일 오전 전남 무안군 도교육청 2층 대회의실에서 열려 후보자들간에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광주전남사진기자회 제공
고석규 예비후보
오인성 예비후보
장석웅 예비후보
고석규·오인성·장석웅 전남도교육감 예비후보 3명이 23일 광주·전남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전남 교육 현안을 놓고 열띤 설전을 벌였다. 이들은 지금껏 본인들이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모두 전남교육감 적임자라며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특히 고석규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교육공약 밑그림을 그린 경력을, 오인성 후보는 평교사와 교감, 교장, 장학사 등 일선 교육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장석웅 후보는 학교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이력 등을 각각 내세웠다. 이날 토론회 내용을 중심으로 전남교육감 후보들의 전남교육 발전에 대한 복안을 살펴봤다.

◇전남 교육경쟁력 확보 방안=세 후보 모두 전남의 교육경쟁력 확보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지적했다. 전남지역 우수인재들이 수도권 유수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을 두고 인재를 붙잡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재를 지역에 유입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 후보는 수시전형에 주목했다. 전남 전체 90% 가까운 학생들이 농어촌전형 등을 통해 수시입학하는 실례를 들어 수시전형을 전문화, 특성화시켜 전남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진로진학센터를 대폭 확대하고, 입시 컨설턴트 등 전문가들을 영입해 전남 학생들이 전문적인 입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특성화고를 4차 산업혁명에 맞게 전면적인 학과 개편을 실시하고 진로, 취업 중심으로 고교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후보도 장 후보와 같이 입시상담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 후보는 “전남의 산업과 기업체가 필요한 인재상이 어떤 것인지를 연구해 학생들의 취업과 직접 연계하겠다”며 “입시와 취업을 해결해야 전남교육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농어촌 작은학교 살리기 대책은=전남교육 현안인 농어촌 작은학교 활성화 대책도 제시됐다. 고 후보는 스마트교육환경 조성을, 장 후보는 예산 증액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 후보는 실제 교장 시절 경험을 사례로 제시하며 소규모 학교 지원 매뉴얼 마련 등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특히 세 후보 모두 지역 현실에 맞게 학교자율권을 부여해, 다양한 규모와 특성의 학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 후보는 “학교를 도시형, 농촌형, 대도시형 등으로 나눠 그에 맞는 규모로 운영해야 한다”며 “예를 들면 농어촌은 강소형 작은학교, 도시는 강대형 학교 등 학교 규모가 지역적 형편에 맞는 자율화 방안이 필요하고 특성화고는 지역 기반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형태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도 “교육감 권한을 교장 등 일선 학교에 이양해 다양한 특성의 학교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다문화 학생이 많은 지역은 다문화교육이 증대되야 하고, 지역에 함초가 많은 섬이면 함초교육과정이 편성되는 등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을 학교에 부여해 색깔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학교가 구성원들이 자율과 책임을 느끼는 곳으로 바뀔수 있도록 목적예산과 공모사업을 축소하고, 학교 기본운영비를 45%로 확대해 학교 자율성 신장과 학교 특색 사업을 강화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신경전도 팽팽=후보들간 신경전도 팽팽했다. 장석웅·오인성 후보는 고석규 후보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장으로 교육감 출마 보도자료를 배포한 점 등을 놓고 협공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오후보는 “고 후보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진상조사위원장 결과 발표 자리에서 전남교육감 출마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위원장으로서 교육감 출마 발표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했다. 고 후보는 캠프의 실수라고 해명했는데, 이렇게 공적인 자리를 사적인 자리에 이용하는 것인가 또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 후보도 “실무자의 실수다라고 말한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다”며 분명한 입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고 후보는 이와 관련 “적폐청산에 앞장선 본질은 보지 않고, 사건을 갖고 비난을 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진보교육감’ 타이틀을 놓고 고 후보와 장 후보간 설전도 벌어졌다. 장 후보는 “최근에 고 후보는 진보민주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을 사용하고 계신다. 민주진보교육감과 진보민주교육감은 어떤 차이냐”며 “누가 진짜 진보교육감이냐고들 말씀하신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후보는 “본인은 역사학계에서 가장 진보적인 역사단체인 한국진보역사학회 창립회원으로 활동했고, 현 정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진상조사위원장이라는 일을 맡겼다. 이 일을 보수한테 맡기겠나? 진보한테 맡기겠나?”고 반문하며, 걸어온 길과 지향점이 진보임을 명확히 하기도 했다.

한편 김효성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훌륭한 교육경력을 갖춘 세 후보를 모시고 전남교육감 초청토론회를 갖게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최근 지방선거는 단체장 선거 중심으로 관심이 집중된 반면 교육감 선거는 공론의 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기자협회는 교육감 초청 토론회를 광주시와 전남도 차원에서 계획했다”면서 “1차로 전남도교육감 초청 토론회를 갖고 오는 29일에는 광주시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를 준비중에 있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언론은 선거를 지켜보는 관찰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참여자로 거듭나게 될 것이며, 이번 토론회가 후보들의 공약과 정책을 검증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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