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높은 투표율 왜?…“변화 열망 반영”

市-4년전 대비 2.1%p 상승

道-전국 최고 69.3% 기록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이번 선거 방향의 가늠자 지역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광주와 전남이 또 한번 높은 투표율을 보이며 ‘선거=호남’이란 수식어를 증명했다. 촛불정국 속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처음 치르는 지방선거인 만큼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과거 보수정권에 대한 심판과 적폐청산 등 사회적 변화를 요구하는 지역민들의 열망이 높은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날 오후 6시 모두 마무리 된 가운데 광주는 59.2%(유권자117만2천429명 중 69만4천252명 투표), 전남은 69.3%(유권자157만7천224명 중 109만 2천 451명 투표)의 잠정 투표율을 보였다. 전국 평균 투표율은 60.2%였다.

전남은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광주는 전국 8개 특·광역시(세종시 포함) 가운데 4번째로 높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8~9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부터 감지됐다. 사전투표에서 전남은 전국에선 유일하게 30%를 넘어서며 최종 31.7%를 기록했고, 광주도 23.6%로 광역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본 선거에서도 예전부터 다른 지역들보다 선거에 관심이 높았던 전남의 투표율은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광주지역의 높은 투표율은 작은 이변(?)이란 분석이다. 광주는 과거 특정(민주당=당선) 정당의 일방적 지지 분위기 탓에 선거 관심이 크게 떨어지고 투표 참여율도 덩달아 하락했던 경험 때문이다. 광주의 경우 예전 지방선거(2회~5회)에서 투표율이 채 50%도 되지 않았다. 4년전 치러진 6·4 지방선거(6회·투표율 57.1%)에선 한계로 여겨지던 50%를 넘어서긴 했지만 이번엔 다시 50%를 하회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당 공천이 당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민주당 독주가 예상되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덜 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광주 최종 투표율은 지난 선거와 비교해 2.1%p 나 높았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전반에 걸쳐 지난 보수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팽배했던데다, ‘이번만큼은 내 손으로 지역 일꾼을 뽑고 적폐세력은 끌어 내리자’는 인물론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란 것이 지역 정치권 일각의 판단이다.

실제 이날 치러진 광주 구청장 선거에서 동구와 서구는 현역 청장 출신의 김성환 후보와 임우진 후보가 다른 경쟁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선거 개표 시작부터 약세를 보였다. 민주당의 강세를 뒤로 하더라도 과거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선거에 참여한 후보들의 강세가 뚜렷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느껴질 판이다.

시민 김세민씨는 “이번 선거는 특별한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며 “박근혜 정부의 몰락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엔 권력에 심취한 적폐세력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당과 상관 없이 권력을 독점하려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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