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화제의 당선자 이용섭·송갑석

농민 아들서 전국 최고 득표로 지방 정부 수장

대표적 운동권 세대 3전 4기만에 금배지 획득

6·13지방선거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종료된 가운데 삼수, 사수 만에 도전 끝에 승리의 기쁨을 본 당선인들이 화제다.

공직자가 어릴 적 꿈이던 가난한 농군의 아들이 소통령(小統領)으로 불리는 지방정부 수장에 올랐다.

이용섭(66) 광주시장 당선인은 광주에서 30㎞, 차로 20∼30분 거리인 전남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에서 돈 없고, 빽 없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1970년 전남대에 입학, 2학년 때 행정고시 공부를 시작해 4학년 때 합격한 뒤 부단한 자기 계발로 핸디캡을 딛고 소위 ‘잘 나가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로 첫 발령난 후 승진을 거듭한 끝에 화려한 스펙을 쌓기 시작했다.

DJ정부 관세청장을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수석비서관,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장관급인 초대 일자리위 부위원장을 지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민주정부에서 두 번의 청장, 두 번의 장관 등 호남 출신 고위직으로 보기 드물게 승승장구한 것.

거침없이 내달리던 공직과 달리 정치 역정은 비단길과 가시밭길을 오갔다. 두번의 광주시장 도전에서 실패를 맞받고 2016년에 치러진 총선에서는 재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녹색 돌풍에 여의도 입성을 접어야 했다. 세 번째 광주시장에 도전한 그는 당내 경선에서 지난 4월20일 압도적 스코어로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됐고 그로 부터 두달 뒤, 광역단체장 후보들 중 전국 최고 득표율(12시 현재 84.17%)로 광주시민의 선택을 받아 민선 7기 광주시장으로 당선됐다.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86 운동권 세대’ 출신 송갑석(51) 노무현재단 광주운영위원이 패배에 패배를 거듭한 끝에 첫 축배를 들었다. 3전4기만에 당선이 된 송 의원은 “20년 가까운 정치도전에서 첫 결실을 맺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흥 출신으로 광주 광덕고와 전남대를 졸업한 그는 1990년 전남대 총학생회장 겸 제4기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의장을 지낸 학생운동권의 실질적 리더였다.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에 불법 연행돼 20일 동안 모진 구타와 함께 혹독한 조사를 받기도 했고, 출소 후에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기까지 했다.

대학운동권의 산증인이지만 정치 역정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전대협 3대 의장을 지낸 임종석 현 청와대 비서실장과 친분이 두텁고, 86 운동권들이 줄줄이 정계에 진출했지만, 유독 당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16대 총선 때 남구에 무소속 출마해 국회 진출을 꾀했지만 실패했고 2012년 19대 총선에 서구갑에 무소속 도전했다가 박혜자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무소속 정용화, 조영택 후보 등에 밀려 4위로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4년 뒤, 다시 찾아온 선거에선 우여곡절 끝에 박 후보를 경선에서 누른 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전했으나 ‘국민의당 녹색 돌풍’에 결국 종친인 송기석 전 광주지법 부장판사에게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송 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받기까지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었다. 중앙당이 전략 공천지역으로 결정하자 반발 성명이 잇따랐고 급기야 빗속 촛불집회까지 강행되면서 중앙당은 전략공천 카드를 접고, 경선으로 급선회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이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