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불황 속 대세는 ‘특성화·마이스터 高’

전남교육청 특성화고 설명회에 학부모 수천명 몰려

인기·관심 실감…권역별로 ‘최신 취업흐름’ 조명

전남 특성화고 취업률 전국 최상위·고용 질 과제

최악의 청년실업으로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취업에 다가설 수 있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최근 전남도교육청이 실시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 모습. /전남독육청 제공
청년실업 등 취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고등학교 진학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소위 명문대 진학을 위한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가 인기였다면 이제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 고등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중부권 세 권역별로 실시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설명회’에 중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 등 수천여명이 몰렸다. 취업난 속 학부모들의 관심과 더불어 전남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취업률이 전국 최상위라는 점도 이번 설명회의 인기 이유로 꼽혔다. 교육부가 지난해 발표한 전남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취업률은 72.5%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은 50.6%였으며, 경남이 65.9%, 경북 65.5%, 대구 63.8%, 세종 61.8% 순이고 서울은 55.5%로 전국 평균보다 약간 높은 편이다. 경기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47.2%, 전북 38.6%, 제주가 31.5%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완도수산고와 전남생명과학고를 비롯한 4개 마이스터고와 43개 특성화고 등 총 47개 직업계 고등학교가 포진해 있다. 이중 완도수산고는 지난해 졸업자 78명이 모두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 100%를 기록한 바 있다. 수산식품가공과와 수산자원양식과, 어선운항관리과, 자영해양생산과 등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완도수산고가 특성화된 직업교육을 통해 미래 바다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냄과 동시에 당장 수산업 현장에 투입될 일꾼들을 배출해낸 셈이다.

이 밖에도 전남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 요람을 꿈꾸는 광양하이텍고와 순천전자고, 전남기술과학고 등 특성화고가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관심 대상이다.

이번 설명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인크루트 김세희 강사도 이같은 관심에 발맞춰 블라인드 면접, 고졸 사원 선호 흐름 등 최신 취업흐름을 강조했다. 김 강사는 “최근 추세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만족하는 세상, 이른바 ‘고졸 만세’”라며 취업에 강점을 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특성화고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용의 질’ 문제다. 지난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특성화고 졸업생 김모(19)군이 불의의 사고로 숨진 사건을 계기로 특성화고 학생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은 이미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이후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권리연합회와 노동조합 등을 만들어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특성화고의 이면중 하나다.

김정선 전남교육청 미래인재과 장학관은 “정부정책상 지난해까지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실습은 대부분 학습중심이 아닌 근로의 개념이었다”면서 “하지만 올해부터는 학습중심으로 현장실습이 변화돼 학생안전과 인권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교육과정, 전공 등과 연계된 현장실습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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