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가 공지영 작가 고소…왜

곽예남 씨 “이민주 목사와 친하다 공격” 이유 설명

시민단체 “할머니 앞세워…세간 의혹 불식 의도”
공지영 작가를 검찰에 고소한 곽예남 할머니.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광주 전남 지역의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곽예남(93) 할머니와 조카인 이관로(62)씨가 20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지영 작가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곽 할머니와 조카 이씨는 지난해 11월 초 공 작가가 페이스북에 ‘위안부 할머니의 조카는 광주지역 성금으로 집을 샀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지난해 광주지검에 고소했다.

곽 할머니와 조카 이씨가 공 작가를 처벌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한 까닭은 이민주 목사와 인연과 관련있다.

조카 이 씨는 ‘집에서 죽고 싶다’는 곽 할머니를 요양원에서 전남 담양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모셔왔지만, 수도시설을 갖춘 침상이 필요해 비닐하우스로 찬바람을 막은 컨테이너 가건물에 곽 할머니를 모실 수밖에 없었다.

이 목사는 지난해 2월 곽 할머니의 한 맺힌 생을 언론으로 접한 후 새로운 보금자리 건축 지원을 약속했고 이를 지켰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이 목사를 둘러싼 봉침 논란이 불거졌다.

봉침 논란은 남성 정치인을 상대로 한 봉침 시술과 아동학대 의혹을 받는 이 목사를 둘러싼 스캔들로 공 작가는 이 사건의 진실규명 및 관련자들의 처벌을 촉구했다.

곽 할머니와 조카 이씨는 이 목사를 향한 공 작가의 비판 화살이 느닷없이 자신들을 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단지 이 목사와 친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공격하는 것 같다”며 “수입차를 타거나 성금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 이 목사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곽 할머니 관련 SNS 게시물에 ‘성기봉침’ 댓글을 단 것은 인격과 품위를 져버린 아주 치졸한 행위다”고 비판했다.

또 혈관 주사를 맞으면서 곽 할머니 몸에 든 멍이 조카의 폭행 때문이라는 누명을 썼다고 토로했다. 곽 할머니와 조카 이씨는 방송사 탐사보도 프로그램에까지 이러한 주장이 잇따르자 일면식도 없는 공 작가를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지켜본 광주지역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씨가 이 목사와 함께 공 작가를 비난하고자 곽 할머니를 앞세운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광주나비’ 모임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모시고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씨에게 유감을 표한다”며 “전주 봉침 사건 당사자와 이씨가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할머니를 동석시킨 것은 아닌지 의심을 사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곽 할머니는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에 접어든 1944년 봄 만 열아홉 살 나이로 일본군 성노예인 위안부로 끌려갔다. 중국에서 60여년을 살다가 우여곡절 끝에 2004년 귀국했고 2015년 12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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