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상청 날씨와 생활

건강한 여름나기 ‘폭염 영향정보’

<유근기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유근기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돌아왔다. 여름철에 연일 무더위가 지속되면 불볕더위, 가마솥더위, 찜통더위, 열돔 등의 여러 가지 표현으로 폭염은 더욱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최근 들어서는 최고기온 40℃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로 매년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며 여름철의 주인공은 폭염이라는 듯이 그 위상을 과시한다.

갈수록 무더위가 빨리 찾아오고 여름이 길어진다고 느껴지는 것은 단지 느낌뿐만은 아니다.

2008~2017년까지 최근 10년간의 우리나라의 여름철 평균기온은 24.3℃로, 평년(1981~2010년) 23.6℃ 보다 0.7℃ 높았으며, 2016년은 평년보다 1.2℃, 2017년은 평년보다 0.9℃ 높아 최근의 상승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평년과 최근 10년의 주요도시 자료를 비교해보면, 열대야는 10.5일에서 16.3일, 폭염은 10.4일에서 13.7일로 크게 증가했다.

IPCC 5차 보고서에는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예상되는 피해로 폭염과 홍수에 따른 생명과 재산피해를 첫 번째로 꼽고 있다.

폭염이 지속되면 전력사용의 급증으로 정전, 가축이나 양식장 수산물의 폐사, 농작물 생육피해,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증식, 온열질환자 발생 등 일상생활을 넘어 산업·건강에까지 모든 분야에 피해를 주면서 목숨까지도 앗아가는 재난 수준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2003년에는 유럽 폭염 사태로 3만5천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으며, 우리나라도 최근 5년간(2013~2017) 6천514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그 중 5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광주·전남지역도 해마다 평균 18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폭염은 일상적으로 매년 여름마다 피해를 주기 때문에, 변화하는 기후 속에서 적응하고 대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가장 선제되어야 하는 것이 사전에 제공되는 폭염 정보일 것이다. 더욱이 폭염에 의한 피해는 개인의 건강상태, 연령, 작업환경 또는 생활 환경 등에 따라 피해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맞춤형 예보가 필요하다.

폭염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자 기상청에서는 올해 6월부터는 폭염특보 뿐만 아니라 특보 발표 이전에도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폭염이 매우 심각(38℃가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 ‘폭염영향정보’를 제공하는 ‘폭염 영향예보 시범운영’을 시행 중에 있다.

폭염 영향정보는 현재의 폭염특보와 달리 과거 폭염 피해사례와 지역 환경을 고려하여 보건, 어업, 농업, 산업, 가축, 에너지 등 각 분야에 사회·경제적 영향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정보이다. 예를 들어, 온열질환자에 대해 야외활동 자제나, 지속적인 고온현상으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 시설양식장 및 축사 관리에 대한 대응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폭염에 취약한 분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홀로 사는 어르신들과 돌봐주는 관리자, 요양보호사, 농어촌 이장들에게 그 지역의 폭염특보 발표와 해제에 관한 내용을 문자로 알려드려(취약계층 폭염특보 문자서비스) 폭염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폭염, 피할 수 없다면 폭염영향정보를 활용한 만전지책(萬全之策)으로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없는 건강한 여름을 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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