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험지 유출 재발 방지 근본대책 마련해야

광주의 한 사립고교에서 발생한 고3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이 학교 행정실장과 학교운영위원장을 구속하고 추가 관련자 여부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의사인 학교운영위원장이 아들의 내신 성적을 올릴 욕심에 시험지를 빼내 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행정실 직원이 응하면서 범행이 이뤄졌다고 한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의 범행은 기말고사뿐 아니라 중간고사 때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유출된 기말시험 과목이 당초 알려진 5개 과목이 아닌 9개 과목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에서는 시험지 봉인 등 시험지 보관과 관련한 규정을 전혀 지키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사립학교에서 학사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와 영향력 있는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의 유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고교에서의 시험지 유출 사건은 공교육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당사자들의 금전 거래는 물론 학교법인 관계자의 개입 여부 등에 관한 철저한 수사가 뒷따라야 하는 이유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험지 유출 재발 방지 등 공정한 성적관리를 위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더 근본적으로는 성적지상주의 학력 경쟁을 지양하고 내신 제도도 손볼 필요가 있다. 광주시교육청도 사후약방문식의 감사가 아닌 근본적인 예방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광주에서 학생 성적 관리 부정이라는 부끄러운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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