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차량 실내 온도 최고 97도까지 상승

“잠깐인데 괜찮겠지”…차량 속 아이들 잇단 비극

여름철 차량 실내 온도 최고 97도까지 상승

체온조절 어려운 7세 미만 아이들에겐 치명적

사고 대부분 어른들 부주의에서 비롯 ‘요주의’
 

최근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에 방치된 아이들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도로에 지열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차량에 방치된 아이들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차량 하차시 운전자 및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7일 경기 동두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0분께 경기도 동두천시 한 어린이집 통학 차량에서 4살 A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어린이집 교사가 A양이 등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A양 부모에게 전화를 했고 “정상 등원했다”는 말을 듣고 차량안을 살피던 중 이미 숨진 A양을 발견했다. 경찰은 무더위 속에 아이가 차량에 6시간 이상 방치되면서 열사병으로 인한 쇼크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한 여름 미취학 아이가 차량에 방치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 경상남도 의령군에선 3살 아이가 차량 안에 방치돼 열사병으로 숨졌으며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에서도 생후 11개월 된 여아가 무더위 속 차량에 방치됐다가 목숨을 잃었다. 앞서 광주광역시에서도 지난 2016년 7월 29일 광산구 월계동의 한 유치원에선 4세 어린이가 불볕더위 속에서 통학버스에 8시간 가량 갇혀 있다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러한 사고 대부분은 “잠깐인데 괜찮겠지”하는 보호자들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되고 있다. 실제로 광주에서 발생한 유치원 사고의 경우 선생님의 부주의가 빚은 참사란 사실이 조사결과 드러났으며, 의령에서 발생한 3살아이 사망 사건도 할아버지의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무더운 날씨속 차안은 사실상 화약고나 다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로교통공단이 공개한 자료에 보면 여름철 야외주차시 차량 실내온도는 최고 97도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차량은 밀폐된데다 공간도 협소한 탓에 실내온도 상승 속도도 일반 실내 공간들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체온 조절에 약한 7세 미만 어린이들에겐 급격히 오르는 차량 안 온도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박정관 한국교통안전공단 광주전남본부 교수는 “최근 차량안에 방치됐다 아이들이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는 이유는 대부분 어른들의 부주의에 의한 경우가 많다”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경우엔 통학차량에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를 탑승시킨 보호자들은 차량 하차시 실내 주변을 살피는 등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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