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탓에 장바구니 물가 크게 올랐다

배추, 상추 10%·시금치 등 일부 30%

소비자 “물가상승 뼈저리게 체감한다”

연일 상승하는 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7일 광주 남구 봉선동의 한 마트를 찾은 여성이 장을 보는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 광주 서구 농성동에 사는 정 모(32)씨는 부인과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려다 깜짝 놀랐다. 시금치와 고구마, 깻잎, 쇠고기, 돼지고기 등 전반적인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내 김 씨는 장 보는 내용물을 조금 줄이고 정말 필요한 물건만 골라 담아 겨우 장보기를 마칠 수 있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 20일 조사한 광주지역 가격정보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지난 6일 가격보다 15% 오른 3천800원, 2천 원 하던 무 1개는 35% 오른 2천700원, 상추 100g은 400원 오른 1천100원, 오이 10개는 1천 원 상승한 7천 원, 수박 1통도 4천 원 상승한 2만 원으로 조사됐다. 돼지고기(삼겹살) 100g은 30원 인상한 2천80원, 계란 1판은 600원 상승한 4천100원, 시금치는 1천 300원 오른 5천 500원에 확인됐다. 폭염에 큰 영향을 받는 배추와 상추 등 신선 채소류와 여름 휴가철 많이 찾는 삼겹살 등 일부 축산물 가격은 최근 3주 간 10%가량 급등했다. 시금치 등 일부 품목 경우 가격상승률은 30%를 돌파했다.

지난 27일 남구 봉선동의 한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 상당수는 물가 상승을 어느 때 보다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마트에 온 한 모(35·여) 씨는 “집 근처 대형 마트가 없어 온라인 몰을 자주 이용하는데 날도 덥고 변질이 우려돼 일부러 차까지 몰고 나왔다”며 “평소 나물위주로 반찬을 만드는 편인데 지금은 채소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무엇을 사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재래시장의 물건이 마트에 비해 다소 저렴하지만 소비자들은 더운 날씨 탓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 모(45·여) 씨는 “집 근처에 전통시장이 있지만 날이 더워 시원한 마트를 찾았다”며 “김장김치를 다 먹어버려 소량만 김장하려고 했는데 날씨가 덥다 보니까 돼지고기나 채소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아 다음 번으로 미룰까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기존 가격보다 20~3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알뜰 코너’는 다소 북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여름에는 돼지고깃값과 채솟값이 오르는 편이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밤낮 없이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추석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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