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장마·고온 직사광선에 서식지 파괴 원인

폭염에 여름철 불청객 모기 마저 ‘뚝’
지난해 대비 모기 개체수 평균 25.8%가량 줄어
이른 장마·고온 직사광선에 서식지 파괴 원인

한달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푹푹찌는 가마솥 더위가 여름철 불청객인 모기 마저 잡은 모양새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철 주로 활동하는 모기가 연일 35℃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식지인 웅덩이가 없어진 게 주된 이유다.

7일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6월과 7월 광주 도심 공원 및 수변지역 전용트랩장치에 잡힌 모기 개체수는 평균 258마리(6월 385마리·7월 1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348마리(6월 378마리·7월 317마리)와 비교하면 25.8%정도 줄어든 수치다. 일본뇌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빨간 집모기도 크게 줄어 채집기당 하루 평균 4마리 정도만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10.5마리와 비교하면 60% 가량 줄어든 수치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폭염으로 인한 강한 일사로 모기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 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 유충의 성장 속도는 빨라지지만 활동성이 낮아지고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장마가 빨리 끝나고 비가 내리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광주지역 폭염은 지난 6월 24일로 평년(7월 8일)보다 보름 이상 빨리 찾아왔다. 또 남부지방을 기준으로 통상 7월 23~24일 장마가 종료됐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7월 9일 끝났다. 이른 장마 이후 폭염이 시작됐고, 강한 직사광선에 물고임 현상이 줄어들면서 모기 등 생태계까지 영향을 미친것이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모기가 크게 증식해야 할 시점이지만 짧은 장마 등으로 모기 산란 및 생육환경에 영향을 미쳤다”며 “모기는 20℃ 안팎의 온도와 고인 물 등 생식환경이 갖춰져야 하는데 올해는 장마가 일찍 끝난데다 평균 35℃가 넘는 폭염과 강한 자외선이 겹치면서 모기의 산란 및 생육환경이 악화해 개체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각 구청에 들어오는 모기 관련 민원도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동구의 경우 6월과 7월 ‘모기가 많으니 방역을 해달라’는 민원이 지난해 72건에서 올해 59건으로 줄어들었다.

북구도 지난해 6월과 7월 방역민원이 47건 들어왔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33건이었다.

북구 보건소 관계자는 “폭염이 시작되기 전에는 하루 3~5건씩 모기 방역 민원이 들어왔는데 폭염 이후 관련 민원이 거의 끊겼다”며 “모기 이외에도 각종 해충 예방을 위해 꾸준히 하수도 등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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