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서 숨진 러시아인 유해 고국으로

유가족 “도움 준 한국 경찰, 큰 힘됐다”

광주 한 여관에서 숨진 러시아인의 유해가 경찰의 도움으로 어머니 품에 안겨 고국으로 돌아간다.

14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광주 서구 광천동 한 여관 객실에서 슬라브계 러시아인 A(21)씨가 심하게 부패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출신인 A씨는 지난달 31일 한국으로 돈을 벌러 간다며 고향을 떠났고, 이달 1일 광주 한 여관에 여정을 풀었다는 소식을 전한 뒤로 가족과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행적을 파악하던 중 여관 근처 직업소개소에서 일자리를 찾은 사실을 확인했고, A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난 5일까지 딱 하루만 건설현장 일용직 자리를 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A씨를 발견 당시 옷을 갈아입은 자세로 쓰러져 있었는데 육안으로 관찰되는 타살 흔적은 없었다.

여관 폐쇄회로CCTV 조사 결과 A씨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여관방을 드나든 사람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부검이 끝난 A씨의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키로 했다.

식당에서 날품팔이하는 어머니 B씨는 아들의 장례비로 한국 돈 200여만원을 모아왔지만 병원 영안실 시신 안치비용을 내기에도 턱 없이 부족했다. 이에 서부경찰은 B씨의 탁한 처지를 알고 병원 측과 협의해 비용을 조정했다. 이밖에도 구청과 협의해 B씨에게 임시숙소를 제공하는 한편, 통역인을 고용하는 등 이역만리에서 비명에 숨진 외국인 노동자의 어머니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B씨는 “큰 상실감에 빠졌는데 한국 경찰이 많은 도움을 줘서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한것으로 알려졌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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