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농어촌 지역경제 ‘흔들’

폭염에 가축·농산물피해 확산

전복·천일염 등 산지가격 폭락

지속적인 폭염으로 인해 전남지역 가축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전남 경제의 뿌리인 ‘농어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농촌에서는 지속적인 폭염으로 인해 가축과 농산물 고사가 잇따르고 있다. 어촌에서는 한때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전복과 천일염의 산지가격이 폭락하며 경쟁력 마저 상실하고 있는 상태다.

◇농촌, 폭염피해 확산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가축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15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현재 나주·영암·함평·영광 축산 농가 456곳에서 닭·오리·돼지 등 78만 9천502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은 30억7천9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축 폐사가 가장 많은 지역은 나주로, 농가 111곳에서 19만5천마리가 폐사했다. 영암 10만6천740마리·함평 8만5천115마리 순이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가축폐사는 455농가 101만2천마리였으며 33억원의 피해액이 발생했다. 2016년에는 354농가 86만2천마리가 폐사해 22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비는 내리지 않고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단감과 인삼, 수박 등 농작물 고사도 잇따르고 있다.

폭염과 가뭄 등으로 인한 전남 13개 시·군의 농작물 피해 규모는 228.4㏊에 이르고 있다.

단감의 경우 과일의 일부분이 햇빛을 받아 빨개지는 일소 현상으로 인해 담양 16.8㏊, 영광 3㏊, 영암 2.5㏊ 등 총 36.1㏊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수박 8.5㏊, 고추 2.3㏊, 아로니아 0.1㏊ 등 총 73.2㏊의 농작물이 폭염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흑염소 산지 가격마저 큰 폭으로 내려 사육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흑염소 산지 가격은 2015년 마리에 66만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42만원, 지난달 30만원 등으로 추락했다.

◇어촌도 공급과잉 경쟁력 상실

전남의 전복과 천일염이 과잉공급 등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전복은 4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국내 전복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완도의 산지가격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1㎏(10마리) 기준으로 2014년 5만3천236원이었으나 올해 6월 2만9천200원으로 내려 4년 사이에 45.1%나 급락했다. 특히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2만원대로 추락했다.

전복가격 하락은 지난 10년간 해상가두리 시설의 지속적인 확대로 전복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복 해상가두리 시설량은 2008년 36만칸에서 2018년 약 100만칸으로 2.7배 이상 증가했다. 전복 생산량 역시 6천톤에서 1만6천톤으로 166.6%나 급증했다.

천일염 가격도 매년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수요가 폭등했던 2011년 20㎏ 들이 천일염 1포대의 평균가격은 1만1만222원이었다. 2012년에는 1만604원으로 1만 원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3년 6천829원으로 전년대비 35.6%(3천775원) 떨어졌다. 2014년 5천926원, 2015년 4천766원, 2016년 3천200원, 2017년 2천477원으로 5년 새 76.6%(8천127원)나 폭락했다. 판매가격이 생산원가(6천원선)의 절반에도 못 미쳐 소금을 생산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최근 폭염과 산지가격 하락으로 인해 농어민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피해 예방을 위한 지원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