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수준 무더위에도 광주는 ‘그늘막·살수차’뿐…

갈수록 뜨거워지는데 폭염대책은 ‘제자리’

재난수준 무더위에도 광주는 ‘그늘막·살수차’뿐…

쿨페이브먼트·쿨링포그 등 타 지자체와 비교돼

한 달 여 넘도록 폭염특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서는 그늘막과 살수차 등 폭염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뜨거운 아스팔트를 식히기 위한 살수차 운행 모습.

한달 넘도록 35℃를 웃도는 ‘폭염특보’가 지속되면서 특단의 폭염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더운 날씨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칭까지 생긴 대구시 등 다른 지자체에선 쿨페이브먼트·쿨링포그 사업 등 첨단시설을 도입하고 있는 반면 광주는 천막형 그늘막과 살수차 등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올해 총 1억5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교차로 등 70곳에 그늘막을 새로 설치했다. 이와함께 광주시에서는 ‘긴급폭염안전대책본부’를 가동, 무더위 쉼터 확장과 도우미 취약계층 방문, 살수차 운영, 소방구급차 30대 비상대기 등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폭염 대책으로 여름 땡볕을 잠시나마 식힐 수 있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한시적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해마다 더위의 강도가 심화되고 있고 특히, 올해 폭염이 9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고되면서 도심 열섬현상을 억제할 수 있는 장기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 매년 여름마다 최고기온을 갱신하고 있는 대구시의 경우 해마다 적극적 폭염대책으로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쿨링포그(Cooling Fog)’와 ‘쿨루프(Cool Roof)’, ‘쿨페이브먼트(Cool Pavement)’ 시스템이다. 쿨링포그는 도심 주요시설에 수도관과 노즐을 설치, 인공안개처럼 물을 분사해 주변 온도를 3~5℃ 낮추는 신개념 냉방장치다. 대구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억1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버스정류장 등 9곳에 이 시스템을 설치했다. 건물 지붕에 햇빛·태양열을 반사하는 페인트를 칠해 열기 축적을 감소시켜 온도를 낮추는 ‘쿨루프’사업도 올해 3억5천8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공공기관 38곳에 조성했다. 또 도로표면에 열이 축적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수 도료를 칠하는 ‘쿨페이브먼트’도 시범 시행중이다.

대구시의 첨단 폭염대책 시스템은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에서는 이 같은 첨단시설 도입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존 천막형 그늘막 일부를 접이식 파라솔형으로 대체하거나 살수차 동원 등으로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정부 교부세 2억원으로 5개 자치구에 쿨루프를 각각 2곳씩 설치할 예정이지만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시민 박모(33·여)씨는 “뜨거운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서 있으면 어지럽기까지 하다. 대구시 같은 타 지자체 폭염대책을 벤치마킹 해오던지 현재 광주시가 고심하고 있는 장기적인 대책이 있다면 하루 빨리 적용해 무더위로부터의 고통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중·장기 대책 ‘온도1도 낮추기’ 사업으로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자동차 보급, 배출가스저감장비 지원, 쿨루프 설치 등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차열성 도료 도포 등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정책도 계속해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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