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내 광주광역시 남구청장

소통과 불통은 마음을 먼저 열어 놓느냐의 차이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는 게 소통(疏通)이다. 쉬울 것 같으면서도 매우 어려운 게 소통인 듯 싶고,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속마음을 다 보여줘야 하는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다 알아내기 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행정을 비롯해 정치와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소통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와 교감을 해야 하며, 누군가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그 누군가는 직장의 경우 직원, 지역사회에서는 주민, 국가로 보자면 국민이 된다.

이들이 함께하는 참여와 자치는 곧 소통을 만드는 수단이 된다.

그리고 소통은 궁극적으로 화합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모두가 더불어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민주주의의 완성이고, 이러한 최종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데 있어 가장 중심점에 있는 것이 바로 소통인 것이다.

필자는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여긴다.

2년 전, 한파가 몰아친 추운 겨울임에도 대한민국을 뜨겁게 불타오르게 했던 촛불 혁명. 국민들과 소통하지 못한 게 화근이 돼 결국 대통령이 탄핵됐다.

골방을 박차고 나와 촛불을 든 고시생도, 집안 살림하던 주부도, 생업을 포기한 채 가게 문을 닫고 광장으로 향했던 자영업자 등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국민들은 촛불로 서로의 마음을 나눠가며 소통을 했다.

촛불을 통해 드러난 민초들의 속내는 갑의 정치를 타파하고, 민주주의 근본인 진정한 주권재민과 위민정치를 바라는 간절한 목마름이자 소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칫 사소한 것으로 여길 수 있는 이 소통은 실제 엄청나게 큰 파괴력을 지녔다.

가정이건 조직사회이건 간에 소통이 원활할 때에는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더욱 느끼고 서로간의 관계가 원활해지며 이로 인해 행복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역으로 서로 통하지 않을 때에는 가정에서부터 큰 조직까지 항상 갈등과 다툼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러한 갈등과 다툼은 최종적으로 관계의 단절을 가져오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기 마련이며 그간의 피해나 불편은 온전히 당사자들이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요즘은 소통하기가 오히려 한결 수월해진 시대인 것 같다.

손편지로 서로의 감정과 안부를 주고받으며 교감했던 과거와 달리 이메일을 비롯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소통 의지에 따라 속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워낙에 발달해 있어서다.

동시에 여러 사람들과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편한 세상이 됐지 않았는가.

최근 남구청의 수많은 공직자들이 보는 앞에서 그들과 행했던 약속 한 가지가 있다. 공직사회의 조직 운영을 투명하게 하고, 각종 부조리를 차단하는 문화를 단체장이 앞장서서 만들어 나가겠다고 한 것이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 개인 이메일을 여러번 반복하여 알려 주기도 했고, 남구청 노동조합에서 직장 내 건전한 조직 기풍 마련을 위해 제안했던 무기명 자유 토론방 운영 제안을 전격 수용해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소통이 잘 되어야만 일할 맛 나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신명나는 조직에서 공직자들이 더 분발해 일을 열심히 하게 되면 더 많은 혜택이 주민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되돌아갈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주민들과의 소통은 더욱 중요하다.

열린 공간에서 건강한 토론이 이뤄지면 우리 남구 지역사회가 더욱 더 발전해 나갈 수 있고, 과거에 단체장과 행정기관에 집중됐던 수많은 권한이 주민들 몫으로 되돌려져 그들이 권한을 쥐게 되는 수평적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믿는다.

불통으로 인한 오해와 불신, 반목과 대립의 관계는 결국 자신을 비롯해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까지 병들게 하고, 지역사회와 국가의 근간마저 뒤흔드는 아주 못된 존재이다.

소통과 불통, 이 둘은 내 자신의 마음을 먼저 열어 놓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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