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종합

‘느림보 태풍‘ 솔릭 피해 속출…24일 오전 최대고비

가로수 넘어지고 간판 등 시설물 파손 잇따라

광주·전남에서만 110건 피해 신고 접수돼

광주·무안공항 항공기 결항…여객선도 멈춰

휴교령…오늘까지 최대 300㎜ 안팎 비 예상
 

광주와 전남지역이 제19호 태풍 ‘솔릭’의 직·간접영향권(오후 6시 기준)에 들면서 관련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한 바람에 건물 간판이 날아가는가 하면 길에 심어진 가로수가 넘어지기도 했다. 선박과 항공기 결항도 잇따랐으며 학교엔 휴교령이 내려졌다. 지역 유명 산 등산로와 도로 일부 통행도 전면 통제됐다. 하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비·강풍 피해

23일 광주·전남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제19호 태풍 ‘솔릭’은 중형 태풍(중심기압 970hPa, 중심부근 최대풍속 35m/s) 세력을 유지한 채 서귀포 서북서쪽 약 110㎞ 부근 해상에서 시속 8㎞로 북북서진중이다. 이는 기존 예상 접근 속도보다 느려진 것이다. 22일 오후 관측된 솔릭의 예상 접근 속도는 18~19㎞였으나 이날 오전부터 현재까지 평균 4~8㎞ 속도로 이동 중이다. 태풍이 이동 경로(북서→북동)를 바꾸면서 발생한 현상이란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 영향으로 당초 오후 6시면 목포 서남서쪽 80㎞ 부근 해상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현재는 오후 9시로 시간이 늦춰진 상황이다. 솔릭의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엔 많은 비가 내렸다. 신안(가거도) 292.0㎜를 최고로 진도(서거차도) 226㎜, 해남(현산) 203.5㎜, 강진 165.5㎜, 완도 109.0㎜, 장흥 85.5㎜의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바람도 강하게 불고 있다. 이날 최대순간풍속은 신안 35.7m/s, 진도 35.3m/s, 완도 32.4m/s, 광주 28.0m/s를 기록하는 등 광주·전남 대부분 지역에 20m/s 안팎의 거센 바람이 불고 있다.

솔릭이 몰고 온 비와 바람으로 인한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광주 서구 마륵동에선 가로수가 쓰러졌으며 비슷한 시간 진도 임해면사무소 인근 한 건물에선 간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이날 오후 6시 기준 광주·전남소방본부에서만 약 110건의 태풍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하늘·바다·땅길 막히고 학교 휴교

태풍의 영향으로 하늘과 바닷길 모두 끊겼다. 이날 광주·여수·무안공항 63편 전체가 결항됐으며, 목포, 여수, 완도 55항로 92척의 여객선이 운항을 멈췄다. 어선 2만6천709척도 항구로 피항했다. 비닐하우스(4천659ha), 축사(1만4천975개소), 양식시설(6천1ha)도 결박조치된 상태다. 지리산, 내장산, 무등산, 월출산 등 4개 국립공원 53개 탐방로가 전면 통제 됐으며, 고흥 거금대교 통행도 금지됐다. 광주 전체 초·중·고등학교는 이날 하루 단축수업을 했고 전남은 모든 학교가 휴업했다.

한편 솔릭은 24일 오전 3시께 전북 군산 남쪽 약 40㎞ 부근 육상에 도달한 뒤 같은 날 오전 9시께 충주 서쪽 약 10㎞ 부근 육상을 거쳐 이날 오후 3시께 강릉 북북동쪽 약 30㎞ 주변 해상으로 빠져 나갈 전망이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광주와 전남엔 24일까지 3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태풍의 속도가 다소 느려지면서 오늘 밤부터 내일 오전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다. 저지대 주민이나 해안가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시설물 등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