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사장의 전횡과 이용섭시장의 방임

광주도시철도공사가 김성호사장의 ‘막가파 식 기관운영’에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31일 측근들을 대거 승진시키는 보은인사를 단행했다. 그러나 자신의 기관운영 방식에 동조하지 않은 간부들은 강등(보직강임)시키고 보직을 박탈하는 보복 인사를 벌였다. 인사권을 무기로 폭력이나 다름없는 ‘묻지마 인사’를 휘둘러 조직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김성호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대거 발탁 승진시켰다. 기획조정처장 B씨를 신임고객본부장에 앉히고 총무팀장 C씨는 고객사업처장에, 3급 인사담당자 D씨는 팀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그 대신 공정한 인사와 기관운영을 건의해왔던 고객본부장 A씨는 종합관제실장으로 내려앉혔다. 또 영업팀장과 문화홍보팀장은 보직 박탈했다.

이번 인사로 종합관제실장으로 보직 강임된 A씨는 B씨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 돼버렸다. 며칠 전에 부하였던 B씨가 하루아침에 자신의 자리에 앉아 상사가 돼 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A씨는 지난 수 년 동안 도시철도공사 내 1급 보직자 근무성적평정과 직원다면평가에서 1위를 해온 유능한 인물이다. A씨를 욕보이려는 ‘인격살인의 인사’ 성격이 짙다. 폭력인사다.

이번에 승진 발탁된 고객사업처장 C씨와 팀장 D씨는 지난번 말썽이 된 무기계약 직 채용비리 연루의혹을 받은 인물들이다. 신임고객본부장 B씨와 함께 대표적인 김성호사장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 인사는 여러 번 물의를 빚은 김 사장이 ‘금남로 4가역 확약서’사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해지자 무리를 해서 측근들을 ‘영전’ 시켜준 인사 성격이 짙다.

이번 인사는 ‘낙하산으로 내려온 수준이하의 인물’이 공사의 장이 되면 얼마나 조직이 망가지고 웃음거리가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광주도시철도공사가 이 지경이 된 데는 광주광역시의 책임이 크다. 윤장현 전임시장이 낙점한 인물이라 윤 전 시장의 눈치를 보면서 쉬쉬하며 문제를 덮는 데만 골몰했다. 개선을 요구하는 내부목소리를 오히려 책망했다.

이용섭시장의 책임도 크다. 문제가 있는 산하공사와 출연기관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적출 작업을 벌이면서 적폐청산에 나서야 했다. 그런데 이 시장은 시간을 주면서 질질 끌었다. 혁신의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연말까지 임기를 보장하려면 이런 보은·보복성 인사가 없게끔 관리·감독이라도 철저히 해야 했다. 김 사장의 전횡과 이시장의 방임이 초래한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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