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환절기 기침 주의보

이상영<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이상영 청연한방병원 대표원장
어느덧 맹위를 떨치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금세 선선한 가을날씨를 보이고 있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기까지한 일교차가 보이면서 곳곳에는 콜록콜록 기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폭염이 끝나고 찾아온 시원한 날씨이긴 하지만 건강관리에 소홀하면 기침 등 호흡기 질환을 앓을 수도 있다.

기침은 기도 내로 유해 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폐, 기관지 등 호흡기계에 존재하는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대표적인 정상 신체 방어 작용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침은 생리적으로 병원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기침은 환자가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증상의 하나이며, 빈도는 비흡연자의 약 14-23%에서 경험할 정도이다.

기침 자체가 다양한 호흡기계 질환에서 나타나는 일차 증상일 뿐 아니라 과도한 기침은 일상생활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여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인은 기침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합리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기침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기침의 양상, 빈도, 지속 기간, 환자의 연령, 동반 증상이 있는지 여부, 또 다른 폐 질환 혹은 심장 질환이 있는지 여부다.

감기로 발생하는 기침은 일반적으로 지속 기간이 2주 미만이며 길어야 3주 이내에 기침이 저절로 좋아지게 되며 동반되는 증상으로는 발열, 가래 등이 일반적이다. 이와 같은 경우 노년층 환자가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단순한 감기 증상이 심각한 폐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주 이상 8주 미만 지속되는 기침은 아급성 기침으로 분류하는데, 기침 발현 초기에 감염의 근거가 부족한 경우 및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침이 악화되는 경우 등은 아급성 기침 또한 만성 기침에 준하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정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만성 기침으로 분류되며 많은 원인 질환에 의해 만성 기침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저 질환에 대한 면밀한 파악이 만성 기침을 치료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만성 기침은 후비루 증후군, 기관지 천식, 위-식도 역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나타나게 된다. 한 환자가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을 앓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저 질환을 한 가지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후비루 증후군이란 코와 부비동에서 발생하는 분비물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되는 증상들을 통칭하는 단어다. 후비루 증후군에 의한 만성 기침의 경우 비염, 부비동염, 비인후염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증상은 후비루(인후부의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것), 목 뒤의 이물감, 비폐색 등이다.

기관지 천식은 대부분 기침, 호흡곤란, 천명 등의 증상을 동반하지만 일부 기침만 유일한 증상으로 가지기도 한다. 이 경우를 ‘기침이형 천식’으로 분류하며, 만성 기침 환자의 30% 이상이 기침이형 천식에 의한 기침을 호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마른기침의 양상을 보이며 가래는 없다. 기침은 발작적으로 발생하며 주로 야간-새벽에 발생하게 된다. 기관지 확장제를 이용한 폐 기능 검사 등을 통해 확진이 가능하다.

만성 기침의 또다른 원인은 위-식도 역류 질환인데, 소아보다는 성인에서 많이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반복적인 속 쓰림, 위산 역류 등의 증상을 동반하나 기관지 천식과 마찬가지로 다른 증상 없이 기침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증상만으로는 진단하기 쉽지 않다. 진단 이후에도 8주 이상의 치료 기간을 잡게 되므로 위-식도 역류 질환에 의해 나타난 만성 기침은 꽤나 까다로운 양상이라 볼 수 있다.

이외에 폐결핵, 폐종양 등의 경우에서도 만성 기침의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이 적절한 시기 내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당한 위험성이 따르게 되므로 기침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 의료인과의 상담을 통해 기침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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