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따라 골라 볼까 아니면 다…” 영화팬들의 행복한 고민

액션·크리처·유령·역학 등 개성 넘친 작품 잇단 개봉

명당 vs 안시성 vs 협상 vs 원더풀 고스트 흥행 대결 관심

조승우 손예진 조인성 마동석 등 스타들 자존심 싸움도



추석 극장가를 잡기 위한 움직임이 뜨겁다. ‘효자 장르’ 사극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크리처, 유령, 역학 등의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어 풍성한 극장가에 관객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져 들고 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사극 3편과 현대물 ‘협상’ 등 한국영화 4편이 등판하는 데다, 할리우드 SF 액션과 공포물도 가세해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19일 동시 출격하는 한국영화 3편의 기 싸움이 팽팽하다. 올해는 세 편 모두 색과 결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관객들이 어떤 조합으로 영화를 선택할지도 관심사다. 사극의 강세에 현대물인 협상과 원더풀 고스트가 얼마나 선전할 지 주목된다.

◇ 물러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안시성’

고구려 때 20만 당나라 대군에 맞서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5천 명의 군사들이 88일간 싸워 이긴 안시성 전투를 그린다. 영화는 선택과 집중이 명확하다. 거의 모든 화력을 전투장면에 쏟아 부었다. 첨단 촬영장비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구현한 장대한 전투장면이 시선을 붙든다. 특히 안시성을 방패와 무기 삼아 싸우는 두 차례 공성전(성을 점령하기 위해 공격하는 싸움)이 압권이다. 각기 다른 전술로 선보이며 할리우드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웅장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어디서 많이 봤던 장면들이 이어져 기시감이 일기도 한다. 20만대 5천 명. 애초 이기기 힘든 싸움이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실제 승리의 역사이기에 쾌감도 큰 편이다. 드라마는 단조로운 편이다. 양만춘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들은 전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개봉 9월 19일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액션

러닝타임 135분

출연배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감독:김광식



◇ 땅으로 운명을 바꾸자 ‘명당’

조선말,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명당 묏자리를 놓고 왕위를 노리는 자와 지키려는 자간의 치열한 쟁탈전을 그린다. 풍수지리라는 소재가 중장년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가족이 함께 봐도 무리가 없다.

천재지관 박재상 역을 맡은 조승우를 비롯해 흥선역의 지성, 권세가인 장동 김씨 일가 김좌근 역의 백윤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다양한 인간군상을 진정성 있게 펼쳐냈다. ‘사도’ ‘관상’ ‘광해’를 잇는 명품 팩션 사극이다.

전반부는 김좌근에게 맞서 박재상과 흥선이 손을 잡는 내용이 중심축을 이룬다. 그러다 뒤로 갈수록 김좌근의 아들과 흥선의 대립이 부각되면서 주인공 박재상의 존재가 힘을 잃는다. 이 때문에 감정이 한껏 끌어오려야 할 결말 부분에서 카타르시스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개봉 9월 19일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6분

출연배우 : 조승우 지성 김성균

감독 : 박희곤



◇ 인질범들을 구하기 위해 피 말리는 ‘협상’

추석 연휴에 선보이는 유일한 현대물이다. 범죄 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현빈)가 태국에서 한국경찰과 기자를 납치하자, 최고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인질범들을 구하기 위해 피 말리는 협상을 시작한다.

포맷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모니터를 두고 협상가와 인질범이 펼치는 기 싸움이 제법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 좀처럼 요구사항을 내놓지 않던 인질범은 서서히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숨은 사연이 공개된다. 부패한 정치인과 기업가, 경찰, 정보기관의 검은 유착 등이 드러나면서 선과 악도 뒤바뀐다.

제목은 협상인데 협상은 별로 이뤄지지 않는다. 손예진은 눈과 코가 빨개질 정도로 열연했지만, 최고 협상가다운 면모보다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며 상대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 답답함을 주기도 한다.

개봉 9월 19일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범죄

러닝타임 114분

출연배우: 손예진 현빈

감독: 이종석



◇마동석, 다시 한번 흥행을…‘원더풀 고스트’

마동석이 ‘범죄도시’에 이어 ‘원더풀 고스트’로 또 한 번 추석 흥행을 노린다. ‘원더풀 고스트’는 딸 앞에선 바보지만 남 일엔 1도 관심이 없는 유도 관장 장수에게 정의감에 불타는 열혈 고스트 태진이 달라붙어 벌이는 예측 불가 수사 작전을 그린 신들린 합동수사극. 충무로 원톱 흥행 배우 마동석은 ‘정의는 살아있다’는 문구를 담은 티셔츠를 입고 다니지만, 정의감이라고는 0%도 찾아볼 수 없는 유도 관장 장수 역을 맡아 추석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통쾌한 액션, 찡한 눈물과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개봉 9월 26일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코미디, 드라마

러닝타임 97분

출연배우:마동석 김영광 이유영

감독:조원희



◇국내 최초 크리쳐 액션 사극 ‘물괴’

가장 먼저 출격한 ‘물괴’는 지난 12일 개봉했다. 경쟁작들은 한 주 뒤에 몰려있어 한동안 정상을 유지하며 관객몰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물괴’는 중종 22년을 배경으로 물괴라 불리는 괴이한 짐승과 이에 맞서는 이들의 사투를 그린다. 컴퓨터그래픽으로 구현한 괴수의 모습은 비호감이긴 하지만, 제 역할을 하는 편이다. 공포와 연민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그려진다. 극은 비교적 속도감 있게 진행되며 액션과 유머, 메시지도 적절히 녹여내 오락영화로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다만, 전체적인 결이 투박하고 고르지 못한 편이다. 그래서 웃음 타율도 낮은 편이다.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힘을 잃고 산으로 가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개봉 9월 12일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액션

러닝타임 105분

출연배우:김명민 김인권 혜리

감독:허종호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