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어른 공경 등 세대간 소통 창구 역할

“명절에 나누는 情 봉사활동하면 두배 돼요”
배려·어른 공경 등 세대간 소통 창구 역할
시니어 봉사단 작은 움직임·사회 변화 야기
배려하는 마음 더해져·정서적 교류도 활발

광주광역시 남구자원봉사센터 동화나눔봉사단은 매주 남구 지역 어린이집과 장애인복지시설, 요양원 등을 방문해 전래동화를 들려주고 있다. 가정주부로 이뤄진 이 봉사단은 어릴 적 시골집에서 할머니 무릎에 앉아 듣던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봉사단의 구수한 입담과 맛깔난 표정연기를 통해 들려줘 일명 ‘무릎동화 봉사단’으로 불린다.
/광주 남구자원봉사센터 동화나눔봉사단 제공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 흔히 추석이라고 하면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고 성묘하는 날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질은 한해의 농사가 마무리되는 수확의 기쁨을 공동체와 나누며 정과 친목을 다지는 것에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공동체와 기쁨을 나누며 정과 친목을 다졌던 것이 오늘날엔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과 정을 나누는 자원봉사로 이어지고 있다.

홀몸어르신이나 장애 등 소외계층에 김장김치를 전달하는가 하면, 추위가 찾아오면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한 연탄 배달 등 미담이 들려오면 가슴 한켠이 뜨거워지기도 한다.

이에 남도일보에서는 이웃들의 훈훈한 사랑을 전달하기 위해 광주광역시자원봉사센터와 공동으로 지난해 7월 14일 한빛여성봉사회를 시작으로 ‘행복나눔 아름다운 자원봉사’ 기획시리즈를 연재했다. 지난 1년 2개월여간 총 30차례에 걸쳐 지역 곳곳에서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는 자원봉사자와 단체의 모범적 사례 등을 소개했다.

가족, 이웃과 정을 나누는 명절 ‘추석’을 맞아 그동안 행복나눔 아름다운 자원봉사 시리즈에 소개된 지역 봉사단체들을 되돌아 본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 대표 동아리 ‘미디어봉사단S’은 자신이 배운 교육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신개념 재능기부 봉사단이다. 이들은 고령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유튜브 등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광산구 평동역 광장에서 열린 다문화행사에 참여해 영상 기록 봉사를 하는 모습. /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나이는 숫자일 뿐…실버세대 ‘열정’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열정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실버세대 봉사단, 그들은 작은 움직임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고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고귀한 가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과거 전문분야 특기를 살려 동네 맥가이버를 자처하거나, 배움의 열정으로 메신저와 SNS와 같은 동세대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남도일보에 소개됐던 봉사 단체 가운데 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과 미디어봉사단 S, 광주노인자원봉사자원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주 북구 임동 ‘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은 미군부대 특수중장비 정비 출신부터 소방, 보일러, 전기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은퇴 후 모여 이웃들의 생활 환경을 보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서진 공원 운동기구, 막히거나 동파된 배수관, 고장난 에어컨·선풍기 등 동네에서 겪는 불편 사항이나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일상 속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디든 달려간다.

또 미디어봉사단 S는 ‘배워서 남주자’라는 슬로건 아래 영상 촬영은 기본, 젊은 사람들도 어려워 한다는 편집 프로그램 프리미어와 포토샵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이색적인 재능 나눔을 펼친다. 평균 연령 70세를 주축으로 구성된 이들은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의 각종 미디어교육을 수료한 후 다시 사회에 자신이 배운 교육 지식을 환원하고 있는 신 개념의 재능기부 봉사단으로 미디어교육과 영상기록 봉사 등 미디어 분야 제작 봉사를 주 활동으로 한다.

이러한 실버세대들의 활발한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단체도 있다. 광주노인자원봉사자원센터는 실버세대의 자원봉사 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 자원봉사활동을 넘어 전문자원봉사클럽으로서 노인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클럽 운영지원 및 교육, 정책 개발,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실무자들의 교육·훈련을 지원한다. 또 노인복지단체 및 시설 등 지역사회와의 연계로 노인자원봉사를 통해 노인들의 사회참여 활동을 확대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2동 자원봉사캠프는 광주광역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어르신들께 전문적인 손마사지와 안마, 말벗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세대간의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소통의 장이 되는 자리가 되고 있다.
/동구 지산2동 자원봉사캠프
아름다운 선율로 문화소외계층 이웃들에게 마음의 위로와 즐거운 웃음 등 삶의 행복을 전달하는 봉사단체, 관현악 봉사단 ‘위브(Wev)’의 모습. /관현악 음악 봉사단 위브 제공

◇세대간 벽 허무는 ‘소통의 창’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요즘, 가족의 형태가 대가족에서 핵가족화 되면서 세대 간 소통단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노인 소외와 고독사, 청소년의 패륜 사건 등 세대 갈등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들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단체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따뜻한 정 뿐만 아니라 세대간의 벽을 허무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르신들과 손을 맞잡고 대화를 하며 손 마사지를 통해 교감하고, 아름다운 선율로 웃음을 선사한다.

관현악 음악봉사단 위브(Wev)는 음악 재능 기부를 통해 문화소외계층인 주변 이웃에게 마음의 위로와 웃음을 선사하는 등 삶의 행복을 전달한다. 잔잔한 클래식은 기본, 때로는 흥겨운 트로트 등 대중가요를 선보이는 이들은 외로운 어르신들의 말벗을 자청해 사랑나눔을 실천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배우고 있다.

더불어 광주 동구 지산2동 자원봉사캠프 ‘다정다감’도 어르신들과 함께 어울리며 세대 간의 벽을 허물고 따뜻한 마을공동체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이들은 전문적인 손 마사지와 안마, 말벗 활동 등을 통해 세대간의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어르신들의 혈액순환 촉진, 피부건조예방 등 육체적·정신적 건강향상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클로버체조 봉사단은 신명나는 음악에 맞춰 율동하면서 굳어있는 근육을 움직이고 치매예방을 할 수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또 체조 순서를 기억해야 하는 점도 어르신들의 대뇌와 소뇌를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치매예방 효과를 끌어올린다.
/광산구자원봉사센터 제공

◇자원봉사자로 ‘제2의 삶’ 시작

자원봉사를 통해 제2의 삶을 시작한 봉사자들도 있다. 광주 남구자원봉사센터 동화나눔 이옥님 단장은 극심한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 30여년간 정들었던 학교를 뒤로하고 명예퇴직을 했다. 이 단장은 병원과 재활치료를 오가며 조금씩 몸을 회복면서 자신만의 재능을 살려 나다운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어릴적 할머니 무릎에서 듣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화나눔 봉사단을 결성했다. 이후 지역아동센터와 어린이집 뿐 아니라 노인 복지관, 장애인 시설 등 범위를 넓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동화나눔 회원들은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줌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동심으로 돌아가 옛 추억을 되살리고, 또 다른 삶의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신명나는 체조로 생활의 활력을 얻고 있는 단체도 있다. 광주 광산구 ‘클로버 체조봉사단’ 회원들은 관내 경로당, 복지관, 요양시설, 주간보호시설 등을 방문해 신명나는 음악과 무용, 체조 등으로 어르신들의 치매예방과 우울증 해소에 보탬이 되고 있다. 이들은 어르신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체조 동작을 알려드리기 위해 근육발달과 류마티스 관절염, 디스크 등에 효과 좋은 동작을 연구하는가 하면, 국가자격증인 ‘노인 스포츠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인으로서 제2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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