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의 숨은 명소-제1수원지와 편백나무 숲
오솔길 오르면 아름다운 호수가 눈앞에...
울창한 원시림 가득…새소리 들리고 다람쥐 재롱도
수많은 생물들 공생하며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어
상류엔 웅장한 편백나무 숲…일요일마다 힐링음악회

무등산 제1수원지 상류 계곡에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편백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간직한 청정한 이곳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휴양공간으로 이달 28일까지 일요일마다 소규모 힐링음악회가 열리고 있다./김성자 시민기자
증심사 버스종점에서 광륵사 가는 오솔길을 60m 정도 오르다 보면 ‘무등산에 이런 호수가 있었을까?’ 할 정도로 때 묻지 않고 주위의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호수인 제1수원지를 만날 수 있다. 수많은 새떼와 물고기들이 숨쉬는 자연생태계 탐방 명소다./김성자 시민기자

광주의 어머니 산 무등산은 2013년 3월 4일 우리나라 제2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면적은 75.425㎢로 광주광역시(북구,동구)와 전라남도(담양·화순군)에 위치하고 있다. 무등산에는 천왕봉을 비롯하여 서석대, 입석대 등 주상절리 대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자랑거리가 많다. 그래서 사시사철 전국에서 무등산을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지만 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산 94에 위치한 편백나무 숲과 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167에 자리한 제1수원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증심사 버스종점에서 왼쪽 사찰 광륵사 가는 오솔길로 50m 걸어가면 계단이 나타난다. 그 계단을 따라 10m 더 올라가면 무등산에 이런 호수가 있었을까? 할 정도로 때 묻지 않고 주위의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호수를 발견하게 된다.

이 호수가 바로 1920년대 일제 강점기에 축조한 광주 제1수원지이다. 자연과 생명의 신비가 숨어있는 호수에는 두꺼비 산란지이자 2급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흰목물떼새, 붉은배새매, 팔색조 등의 서식지이고 잉어, 가물치, 자라, 붕어, 거북, 버들치, 밀어 등이 한가로이 헤엄치며 노는 곳으로 자연 생태계를 탐방할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호수를 감싸고 상류로 걸어서 돌아가면 넓은 계곡에 웅장하게 펼쳐진 편백나무 군락이 나타난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 있는 삼나무와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피톤치드(phytoncide)는 식물이 분비하는 살균물질이다. 아토피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겐 피톤치드를 흡수하는 것이 상당히 효과가 좋다고 한다.

유난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올 여름에는 삼림욕을 겸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건강과 삶의 질에 기여하는 피톤치드 덕분에 한여름 더위에도 청량함을 느낄 수 있고 모기 등 벌레도 많지 않아 더위를 피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간직한 청정한 곳으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휴양공간인 편백 숲을 찾은 사람들은 돗자리를 깔아 놓고 각자 가지고 온 간식을 나눠 먹으면서 담소를 나눈다. 특히 나이든 어르신들이 접근성이 좋아 이 곳을 많이 찾아오고 고스톱을 치면서 친구들과 함께 더위를 잊는다.

10월 7일부터 28일까지(매주 일요일)오후 2:00∼3:00이곳 편백나무 숲 일대에서 소규모 클래식 힐링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숲속에서 즐기는 운치 있는 음악회도 감상하면서 건강한 삶을 누려 보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다. 몸이 아파 3년 전 이곳을 찾아왔다는 이명순씨는 한 때 돈을 많이 번 사업가로 남부럽지 않게 잘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회사에 부도가 나서 그 스트레스로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오고 온 몸에 통증이 나타나 병원생활을 해야 했고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져 너무너무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문병 온 지인의 추천으로 날마다 두암동에서 버스를 타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 편백 숲으로 출퇴근을 했다고 한다. 매일 점심과 간식을 챙겨와 숲 주변을 산책하다 힘들면 돗자리에 눕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잠이 들기도 하면서 생각 없이 시간만 보냈는데 석 달쯤 지나자 몸에 통증이 점점 사라지고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으며 3년이 지난 지금은 완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시간이 나면 편백 숲을 찾아와 명상도 하고 쓰레기를 줍는 자연보호 운동에 참여하면서 숲에게 고마움을 대신한다고 했다. “이곳 편백나무 숲에 와서 내 건강을 찾았으니 이곳은 자연치유의 숲이고 생명의 은인입니다. 저처럼 건강이 안 좋아 오시는 분들이 이곳에는 많습니다. 그래서 서로 위로해 주기도 하고 말동무도 하면서 친하게 지냅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이곳에 와서 건강을 되찾고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분들께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인의 지친 몸과 마음을 휴양 할 수 있는 곳 무등산의 숨은 명소인 제1수원지와 편백나무 숲이 광주 도심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원시림 같은 울창한 숲과 물소리, 풀벌레소리, 매미소리, 새소리 가득하고 다람쥐가 재롱을 부리는 무등산 편백나무 숲과 수많은 생물들이 공생하며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제1수원지에서 무등산을 찾는 많은 분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건강한 가을이 되기를 바란다./김성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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