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인사·예술인의 사랑방 추억 속으로
32년 역사 광주 영흥식당 지난 7월 문닫아

32년 역사를 뒤로 하고 추억속으로 사라진 광주 동구 예술의 거리 ‘영흥식당’. 사진은 주인 임병숙(왼쪽)씨와 남편 김진옥씨./한진수 시민기자

광주 민주인사와 예술인 사랑방 역할을 해왔던 영흥식당이 지난 7월30일 문 닫았다. 지난 1986년 문을 열었던 주인 임병숙(70)씨의 건강이 악화되었고 식당 건물이 매각되었기 때문이다.

동구 예술의 거리에 있던 영흥 식당은 광주의 가난한 문화 예술인들이 가벼운 주머니 걱정 없이 임씨의 손맛을 즐기던 곳이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인근 금남로에서 정치 행사나 문화 축제, 각종 시위가 있을 때는 ‘영흥 예술대학’은 어김없이 예술인들의 메신저가 되어 주기도 했다. 특히 4·19혁명부터 5·18, 최근 촛불시위까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변곡점마다 금남로 거리에 나선 민주인사들이 둥지를 찾는 새처럼 모여들기도 했다.

여기에 주변 예술의 거리를 찾은 예술인들도 꼬박꼬박 출근도장을 찍으면서 이곳은 민주인사와 예술인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 때론 예술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몇 해 전 광주의 가장 큰 거리 축제인 충장축제 때 시낭송회가 열렸다. 이처럼 광주시민들의 32년 추억을 간직한 영흥식당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이제는 추억속에서만 만날 수 있게됐다./한진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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