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록관서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 특별전

‘5월 광주’끝나지 않은 과거 청산, 프랑스에서 배우다
5·18기록관서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 특별전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 단죄 역사 한 눈에
“감추고 싶은 역사 정부가 나서 밝혀야…”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 1940~1945’ 특별전의 해설을 듣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 시민, 한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과거 청산을 이어가고 있는 프랑스 역사가 부러울 뿐이네요. 우리 아이들에게라도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기회로 삼아야겠어요.”

9살 아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나온 김경희(43·여)씨는 나치 부역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는 장면의 페탱 총리의 사진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38년이 지난 지금까지 책임자는 없고 피해자들만 남아있는 5·18도 국가차원에서 제대로된 진상규명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광주시민들 뿐 아니라 정부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 청산의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과거사 청산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살펴보는 ‘콜라보라시옹(La Collaboration·협력)-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 1940~1945’ 특별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12월 15일까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프랑스 국립기록보존소(Archives Nationales)가 지난 2014년 나치로부터 해방된지 70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특히 프랑스 정부 주최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했던 부역자들의 반역행위와 반인도적 범죄 등을 고발하며 소위 ‘치부’라고 할 수 있는 과거사를 드러냄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알린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는 이번 전시가 광주에서 열린다는 것은 5·18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광주의 상황에서 그 의미를 더했다.

전시는 ▲‘콜라보라시옹’의 주역들 ▲공공의 적 ▲경찰조직의 콜라보라시옹 ▲문화예술계와 언론계의 나치 부역 ▲경제계의 나치 부역과 강제동원 ▲가자, 전선으로! 독일군과 함께 ▲에필로그 ‘페탱의 최후’ 등 7개 섹션으로 이뤄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5·18을 비롯해 친일 잔재 청산 등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한국과 달리 나치 부역자들에 대해 엄혹하게 단죄한 프랑스의 역사관을 살펴볼 수 있는 점이다. 특별 섹션으로 한국의 일제 청산 문제, 5·18진상규명 문제 등이 함께 다뤄져 과거청산에 대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니콜라스 우즐로 프랑스 국립기록보존소 부소장은 “프랑스 정부도 나치부역자들의 자료를 공개하며 많은 사회적 갈등을 낳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했다”면서 “하지만 누구에게 책임 있고 누가 결정을 했는 지 등 역사적 진실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서 공개를 결정했고, 실제 전시가 열리자 저항·반대 없이 7만여명이 관람했다. 역사를 감추거나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 역시 슬프고 어두운 역사를 지닌 것으로 알고 있다.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는 방법은 어느 곳에서나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며 “5·18진상규명도 진실이 담긴 자료를 토대로 사실에 입각해 조사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기록물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전승하는 것 또한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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