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밝혀져” 손놓다 부랴부랴

전남교육청, 시험문제 유출 고교 ‘뒷북 감사’
“사실관계 밝혀져” 손놓다 부랴부랴
경찰, 문제 담겼던 외장하드 등 분석
 

전남도교육청.

전남도교육청이 중간고사 시험지가 유출된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 대해 감사에 나섰다. 당초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이유로 감사를 하지 않다가 비판 여론에 밀려 뒷북 감사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교육과정과는 이날 감사관에게 지난 2일 중간고사 영어시험 문제 일부가 유출된 목포 A고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지난 7일 학교 측으로부터 문제 유출 사건 발생을 보고받은 지 8일 만이다. 감사관실은 A고를 찾아 문제가 유출된 경위를 파악하는 등 시험문제 보안, 관리에 있어 학교 측이나 해당 교과 교사의 문제점이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7일 학교 측으로부터 시험 문제 유출 사실을 보고받은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거나 교육청 감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경찰은 자체적으로 입수한 첩보를 바탕으로 지난 10일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도교육청은 애초 감사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 대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학생이 해당 교과 교사에게 문제를 유출한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사실관계가 대부분 드러났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감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험지 보안 관리실태에 대해 전반적인 책임이 있는 교육청이 문제 유출 사실을 보고받고도 문제점을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뒤늦게 이뤄진 감사도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경찰 수사결과를 정리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 경찰은 현재 문제 원안이 담겼던 외장하드와 교사 컴퓨터 등에 대한 분석을 전남지방경찰청 디지털분석팀에 의뢰하는 등 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외장하드 분석 등을 통해 문제 유출이 사전 계획하에 이뤄졌는지, 공모자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A고 2학년 학생 B군이 지난 2일 오후 교과연구실 컴퓨터에 연결된 외장하드에서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B군은 당시 영어교사 C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중간고사 영어시험 문제 11문제 원안을 출력했으며, 이 11문제중 10문제가 지난 5일 치러진 시험에 그대로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16일 2학년 영어과목 재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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