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발걸음, 어디만큼 왔나
<유근기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가을이라는 동요의 한 소절처럼 푸른 잎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기 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 시작할 때가 됐다. 단풍은 사전적 의미로 계절에 따른 날씨의 변화로 식물의 잎이 빨강, 노랑, 갈색으로 변화는 현상을 말한다. 단풍은 낮의 길이가 짧아지며 일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가면서 나타난다. 햇볕이 줄어들면 성장촉진호르몬이 줄어들고, 광합성 작용이 더뎌지면서 잎의 엽록소가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안토시아닌이나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색소가 잎의 색깔을 변화시켜 나타난다.

지난 9월 27일 강원도 설악산의 첫 단풍이 시작했다. 작년보다 5일 늦게 물들었지만, 평년과 같은 일자에 나타난 단풍 소식이 반갑게 들린다. 매년 기상전망을 토대로 발표되는 민간기상사업자의 단풍 예상시기에 따르면 무등산의 첫 단풍은 웨더아이에서는 10월 20일, 케이웨더에서는 10월 24일로 예상하고 있으며 단풍의 절정은 웨더아이에서는 11월 5일, 케이웨더에서는 11월 7일로 예상하고 있다. 첫 단풍은 산 전체를 보아 정상에서 20% 가량 물들었을 때를 말하며, 산 전체를 보아 정상에서 80% 가량 물들었을 때를 단풍 절정이라 한다.

기상청에서는 가을철 전국 21개 유명산의 단풍 실황정보를 11월 23일까지 날씨누리(http://www.weather.go.kr)를 통해 제공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유명산 단풍 현황은 3단계로 나눠지는데, 단풍 전과 첫 단풍, 단풍 절정 때의 사진과 촬영당시의 기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단풍 관측은 관측자료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항상 동일한 지점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무등산의 경우 원효분소 및 인양사 버스정거장이 주 관측장소이다. 단풍여행 전에 이런 단풍관측 정보를 활용하면 가을산행을 더 즐겁게 만들어줄 요소가 될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있어서인지 가을이 다가오는 속도만큼 단풍도 기대되는 한 해인거 같다. 우리나라의 단풍소식은 북쪽에서부터 시작돼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그 발걸음이 더디지 않길 바래본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을 기대하며 자연이 선사하는 색을 찾아 가을산행을 떠나기 전에 단풍의 발걸음을 기상청 날씨누리를 보며 미리 확인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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